'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조작된 증거 가운데 핵심이었던 유우성씨의 출입경기록을 위조한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아무개(60)씨도 곧 법정에 선다.
국정원 증거조작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14일 그가 국정원 김보현(48·구속기소) 과장과 공모, 가짜 출입경기록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사문서 위조 및 행사'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공범인 김 과장에게는 모해증거위조 및 행사 혐의를 더해 그를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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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들이 조작됐다며 피고인 유우성씨 변호인단이 16일 공개한 자료. 변호인단은 유우성씨가 2006년 5월 27일과 6월 10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북한을 다녀왔다('入'의 뜻)는 출입경기록은 전산오류가 난 것으로 '삼합변방검문소'가 "5월 27일 북한에 다녀온 사실만 맞다"는 답을 보냈다고 했다. 또 당시 북한에서 열린 어머니 장례식에 함께 다녀온 다른 친척들의 출입경기록에도 같은 오류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에는 그가 5월 27일 두 차례 중국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 중국에 들어왔다가 다시 북한으로 나간 것으로 나온다. 중국대사관은 변호인단의 사실조회 요청에 '검찰 쪽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답했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제의 출입경기록은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였다. 여기에는 유씨가 2006년 5월 23일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같은 달 27일 오전 10시 24분 다시 중국으로 나온 뒤 한 시간만에 재입북, 6월 10일 중국으로 나왔다고 쓰여 있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유씨가 이 시기에 북 보위부에 포섭된 뒤 북한이탈주민으로 위장, 한국에서 간첩활동을 했다며 이 출입경기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유씨는 그 문서가 가짜라고 반박했다. 자신은 2006년 5월 23~26일 한 차례 북한에 다녀왔을 뿐이며 진짜 출입경기록에는 '출-입-입(2006년 5월 27일 오전 11시 16분)-입(6월 10일)'이라고 잘못 쓰였다는 얘였다. 그는 2006년 5월 함께 입북했던 친척들의 출입경기록에도 같은 오류가 있고, 또 출입경기록은 검찰이 제출한 '허룽시 공안국' 명의가 아닌 '연변자치주 공안국' 명의로만 발급할 수 있다고 했다. 유씨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었다(관련 기사 : 중국 "서울시 '공무원 간첩' 검찰증거는 위조문서").
이후 검찰 특별수사팀은 수사에 착수, 4월 14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가짜 출입경기록은 누가 언제 어떻게 작성했는지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기소를 중지했던 검찰은 7월 30일 그가 배편으로 입국하자 곧바로 체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일 그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국정원 증거조작사건의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지난 12일 열린 김보현 과장 등의 공판에서 "국정원의 또 다른 협조자 김씨를 구속해 수사 중인 만큼 조사가 끝난 뒤 이번 사건에 병합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 증거조작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가 심리 중이며 지금껏 6차례 공판이 열렸다. 다음 공판은 8월 19일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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