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해전을 영화로 재현한 '명량' 관람평

현실감있는 조선수군의 전투장면이 인상적인 작품, 차기작이 더 기대돼

등록 2014.08.19 14:15수정 2014.08.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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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평소 역사물을 좋아하고, 전쟁영화를 매우 좋아해서 안보면 아쉬울 것 같아 보았다. 역시 영화는 영화로 승부를 내야 한다. 이게 결론이다.

모씨는 졸작이다라고 하는데, 난 그 의견을 무시하고 싶다. 이번에는 김한민 감독의 승리이다. 난 이순신이란 과대포장된 영웅이미지와 세계사에 기록된 해전의 달인(?) 이순신, 이 두 이미지를 최대한 무시하고 영화를 보았다. 역시 감독도 그 부분을 많이 고민한 듯하다. 너무 큰 무게감과 영웅이미지를 살리면 최민식에게 부담이 될 것이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터치하면 대중에게 욕을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순신의 캐스팅에 대한 평이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김명민의 이순신 역할이 더 사실적이고 인간적이며 더 호소력이 있다고 느꼈다. 최민식의 다소 무거운 연기와 디테일이 살지 않은 이순신역은 좀 부담스럽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때론 아프고 슬퍼하고 화도 내고 하는 모습이 아쉽다. 그럼에도 최민식의 역할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전투신에서의 지휘장면이 아닌가 한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이순신의 전술능력을 보여주는 스토리를 리얼하게 보여줬음 한다. 너무 무표정하고 무게만 잡는 장면이 좀 아쉽다. 실제 12척으로 300여척을 상대하려면 엄청난 준비와 병력훈련, 적에 대한 전술준비 등이 필요하고 실제 기록도 그러하다. 그런면에서 좀더 사실에 가깝게 역할을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번째는 전투신 평이다.

나는 이렇게 잘 나올 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전작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준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고 속도감 있는 전개가 정말 좋았는데, 그 솜씨가 그대로 살아있었다. 감독의 역량이 이래서 중요한 것 같다. 늘어지지 않으면서도 사실감있는 전투신을 잡아내는게 감독의 역량이다.


이번 명량에서도 전작에서 보여준 것처럼 두가지를 잘 보여줬다. 하나는 다큐물로서도 가치가 있는 조선시대 해전의 재현이다. 이 장면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활에서도 아무도 생각못한 활을 이용해 국지전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더니 이번엔 바다에서 배를 이용해 전투하는 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정말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이런 것은 교육용 소재로도 활용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판옥선과 포의 복원을 통해 또한번 조선시대 해군의 무기를 잘 보여주었다.

또다른 가치는 판옥선과 바다의 특성을 이용한 해전 전술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전투하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제약이 따른다. 특히 울둘목의 소용돌이를 표현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지형지물을 잘 활용하고 판옥선과 포를 적절히 활용해서 왜선을 격파하는 전술적인 이미지를 재현한 점 자체가 매우 큰 영상물로서의 가치가 있다 하겠다.

특히 판옥선을 움직이기기 위한 격군 즉, 노를 젓는 민초들의 고통을 리얼하게 그려낸점, 판옥선 위해서 조총을 받아내고 활을 쏘며 싸우는 조선수군의 모습, 화포를 장전하며 왜선을 격침시키는 모습 등을 재현한 것은 칭찬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이다.

하나는 이순신의 역할이다. 이순신의 실제 성격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상당히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원칙을 중시하고, 다소 까다로운 성격이라는 평이 많다. 그러니까 그렇게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면에서 최민식의 연기는 다소 아쉽다. 좀더 디테일하고 액티브한 이순신 역할이 아쉬웠다.

두번째는 전투씬에서의 다양한 해전 전술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다. 불멸의 이순신에서도 CG로 학익진이나 전투장면을 보여주긴 했으나 미흡했다. 그에 비하면 매우 사실적인 영상을 만들어낸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전술로 지형지물과 여러가지 무기들을 활용해서 왜선을 격파하는 영상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아쉽움이 있다. 지나치게 육박전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그것이 승리의 결정적 전투장면으로 설정된 것은 참으로 아쉽다.

실제 역사에서도 명량해전은 울둘목 양쪽에 쇠사슬을 걸어 왜선을 넘어뜨려서 못빠져나오게 하고 함포사격으로 격멸했다는 것이 정설로 쓰이고 있다. 물론 이견도 있으나 역사적 사실을 최대한 인정하면서 재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바다에서의 육박전은 이순신이 가장 꺼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특히 조선수군이 칼싸움에 능하지 못하고, 훈련이 안 돼 있어서 더 꺼렸다고 한다.

거북선과 판옥선, 함포가 조선 수군의 주요 무기인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차기 한산도대첩이 기대되는 이유는 거북선이 등장하고, 이순신이 제대로 진용을 갖추고 왜군을 격파하는데 있다. 명량은 12척으로 300여척을 상대한 최악의 상황이지만 한산도 해전은 전력을 복원한 후 왜군과 벌인 정상적인 해전이기 때문이다.

내가 역사물을 좋아하고, 역사드라마를 선호하는 스타일이라서 다소 과대평가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배급사에서 영화관을 많이 차지하고 애국심과 이순신 마케팅을 펼친다해도 영화는 재미가 없으면 절대 보지 않는다.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에 천만을 넘기는 것이다. 말이 천만이지 대한민국 성인의 절반이 봤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는 성공하였고,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산도대첩이 기대된다.
#명량 #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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