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생활오수
박석철
주민들 물놀이하던 바닷가에 오수가 유입되다이곳에는 길이 50m, 폭 20m가량의 백사장이 있다. 공인된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여름이면 주민들이 종종 물놀이를 하는 장소다. 지난주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물놀이를 다녀왔던 기자도, 아이와 함께 바다로 들어가 장난을 치다 넘어지면서 약간의 바닷물을 삼켰었다.
오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지난 중 삼켰던 바로 앞에 있는 바닷물이 생각나 순간적으로 '울컥' 하고 헛구역질이 나왔다.
이곳에서 주민들이 해수욕을 할 수 있는 건, 10여 년 전 1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방어진하수종말처리장'을 준공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연히 생활오수는 새로 설치된 하수관로를 따라 처리장으로 보내지고, 빗물만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되어 있다.
울산시는 착공 5년만인 지난 2005년 8월 국비와 시비 등 1525억 원을 투입한 하수종말처리장을 완공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방어진하수종말처리장은 처리용량이 1일 10만 톤 규모로 그동안 오수차집관로 33.5㎞와 방류관로 5.6㎞와 구조물 및 중계펌프장 6개소를 설치 완료한데 이어 처리장 주변 부대시설과 중계펌프장내 경계석·울타리 포장공사 등을 완공했다.
울산시는 하수처리장 완공으로 울산 동구와 북구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오수를 원활히 처리하는 한편 방어진항과 일산해수욕장, 동천 등지로 유입되는 오폐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연안해역 수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었다.
방어진하수종말처리장은 현재 방어진수질개선사업소로 명칭이 바뀌었고, 울산시가 민간위탁사업으로 운영학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0여 년 간, 당연히 동구 바닷가에는 생활오수가 원천 차단돼 바닷물이 깨끗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많은 주민들이 안심하고 물놀이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19일 오전 목격한 생활오수 유입은 지난 10년 간의 믿음이 깨지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