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화 판결 3일 앞두고... 현대차 노사 '전격 합의'?

현대차 노사 '비정규직 특별교섭' 합의...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 강력 반발

등록 2014.08.19 16:58수정 2014.08.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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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사가 비정규직 특별교섭을 벌이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노사는 특별교섭에 잠정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는 협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사가 비정규직 특별교섭을 벌이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노사는 특별교섭에 잠정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는 협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현대차지부

19일자 울산지역 일간지를 비롯한 각종 언론에는 '현대차 비정규직 특별협의 전격 합의'라는 기사가 주요기사로 보도됐다. 지난 18일 현대자동차 회사측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정규직 노조),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 전주·아산지회가 19차 특별협의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지난 2년 3개월을 끌어온 비정규직 특별협의가 타결됨에 따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중 가장 많은 조합원이 있는 울산지회는 이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협상이 열린 18일 오후 파업을 벌여 '전 조합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3일 뒤인 21일이면 1600여 명이 제기한 '현대차 근로자 지위확인' 집단소송에 대한 선고가 내려지는데, 회사측이 이번 협상으로 불법파견을 무마하려 한다는 것이 울산지회의 주장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규직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확대문제에 대해 회사측과 합의하지 못해 파업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당사자가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서둘러 합의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는 오는 21일~22일 이틀간에 걸쳐 현대차비정규직노조 노동자 1600여 명이 제기한 '현대차 근로자 지위확인' 집단소송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관련기사: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집단소송, 21~22일 판결)

현대차 노사 '비정규직 특별협의 합의'에 비정규직노조 반발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18일 협의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채용 시기를 앞당겨 채용 규모를 늘리는 한편 장기적 인력 운영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하지만 채용 규모와 시기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 회사측은 "이번 노사 합의로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지속적으로 채용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사내하청 근로자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에 따라 극심한 갈등을 조기에 해소하고 노사가 상호 양보정신에 입각해 상생의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8일 협상이 열리기에 앞서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는 파업을 벌였고 정규직노조 건물을 점거·봉쇄하며 항의했다. 조합원들은 회의에 참석하려는 이경훈 현대차노조지부장을 막아서며 몸싸움을 벌이면서 서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진환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 수석부지회장은 1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는 지난 7월 2일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결의한 바 있다"며 "특별협상 주체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미 대법원이 판결한대로 불법파견에 대해 회사측이 인정하고 전 조합원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오는 21일과 22일 불법파견에 대한 또 하나의 판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합의한 저의가 뭐냐"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합의에는 '소송을 취하하면 정규직화에 포함하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회사측 채용기준으로 하면 조합원이 채용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이미 현대차 불법파견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상태에서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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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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