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프란치스코 교황한테 고마움을 나타내는 펼침막을 곳곳에 내걸어 놓았다.
장수민
그러나 주민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민들은 곳곳에 '교황 미사 초대' 내용이 담긴 펼침막을 내걸어놨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초대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교황 방한 이후 주민들은 더 힘을 얻게 됐다. 최아네스씨는 "주민들을 대표해서 세 명이 교황님을 만난 뒤 마을 어르신들은 더 큰 힘을 얻었다"라면서 "정의롭지 못하고 불법적인 것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전과 경찰은 변화가 없지만, 언론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라면서 "원자력발전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들이 알게 됐다, 당장 송전탑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불합리한 모순 덩어리인 원전 관련 문제들이 밝혀진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는 "교황께 감사드린다, 주민들이 그동안 힘들었는데 공개적으로 위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작 위로를 해줘야 할 사람(대통령)은 주민들을 위로하지 않았다, 제3자일 수도 있는 교황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 더 부각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전과 경찰에 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김 신부는 "어르신들 마음의 문이 닫혀 있는 게 아니다, (한전과 경찰이) 교황처럼 진솔한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면 된다"라면서 "전국적으로 원전 건설 관련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제는 밀양 문제를 풀기 위한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계삼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밀양 송전탑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고 있다, 며칠 전 폭우가 내리는 중에도 수많은 레미콘 차량이 공사 현장에 올라갔다"라면서 "주민들은 교황 초대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싸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오는 30일 오후 밀양 상동면 고정마을 주차장에서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밀양장터'와 문화제를 연다.
한전,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 이동진료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