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전 이른아침 검무스레한 바다에서 본 섬의 모습
심명남
내 고향 (여수 안도) 동고지는 지난해 <아빠 어디가> 촬영지에 이어 국립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명품마을'로 지정되어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옛날에는 말 그대로 깡촌 중에 깡촌이었다. 그래서 지인들이라도 데려가면 십중팔구 '이런 데서 어떻게 살았냐, 너 정말 출세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오지의 섬마을이었다.
오늘은 사촌, 6촌간 형제들이 20년째 벌초를 이어가고 있는 집안 이야기를 쓸까 한다. 우리 집안은 종갓집 장손 집안이다. 동고지에 조상이 정착한 시초는 심씨 집안 20대 할머니가 돌산에서 두 아들을 데리고 온 후다. 나는 26대손이다. 지금까지 섬에 묻힌 조상 묘는 스물 댓 봉산이다.
아버지 세대가 거의 돌아가신 후 아직 어머니가 남아 있지만 집안 식구들 걱정은 '조상 묘'였다. 그 전까지 아버지와 섬에 살던 친척들은 성묘를 내 일처럼 모셨지만 어른이 돌아가시니 상황이 달라졌다. 더 이상 책임지고 모실 분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성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찾은 방안으로 매년 여름 휴가철에 벌초후 성묘를 해온 지 어느덧 20년째를 맞았다. 물론 중간에 떨어져 나간 6촌간도 있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장만한 예초기만해도 8대다. 2사이클 4대는 노후화로 고장이 났다. 그래서 해마다 4사이클로 4대를 교체했다.
'벌초=여행'으로 생각하는 심가네 벌초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