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동 계곡 위쪽에 있는 청계천 발원지.
김종성
"水聲洞 在人王山麓 洞壑 幽邃 有泉石之勝 最好 暑月 遊賞 惑云此洞 匪懈堂(安平大君 瑢蹟也) 舊基也有橋名麒麟橋.""수성동은 인왕산 기슭에 있으니 골짜기가 그윽하고 깊숙하여 시내와 암석의 빼어남이 있어 여름에 놀며 감상하기에 마땅하다. 혹은 이르기를 이곳이 비해당 터(안평대군 이용의 옛 집터)라 한다. 근처에 다리가 있는데 기린교(麒麟橋)라 한다." - <한경지략>, 명승(名勝) 수성동(水聲洞) 가운데 (한경지략(漢京識略)은 조선 정조 때 수도 한성부의 역사와 모습을 자세히 적은 작자 미상의 부지(府誌)다.)
계곡 아래에 걸려 있는 돌다리 '기린교'는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등장하고,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제자리에 원형보존된, 통돌로 만든 제일 긴 다리라는 점에서 교량사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다.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된 다리이기도 하다. 그 옛날 인왕산의 물줄기는 크게 수성동과 옥류동(玉流洞)으로 나뉘어 흘렀는데, 이 물줄기가 기린교에서 합수되어 청계천으로 흘렀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 옥같이 흐르던 '옥류동 계곡'과 청계천으로 향하는 물길은 복개돼 주택가로 변했지만, 수성동계곡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여전히 맑고 청아한 물소리가 들리고 있다. 계곡 뒤로 펼쳐진 소나무 숲 사이로 인왕산이 아름다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계곡에서 쉬이 발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눈앞에서 잡힐 듯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을 바라보며 수성동계곡 오솔길을 따라 올라갔다. 숲도 좋고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다. 계곡 위쪽으로 올라가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모래밭이나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들이 보인다. 아이들이 물장구치며 까르르 웃는 소리가 물소리와 함께 기분 좋게 들려온다.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찾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피서지다.
계곡 위쪽으로 더 올라가면 그늘진 깊은 계곡물이 보이면서 도롱뇽, 가재, 개구리, 버들치 등이 서식하는 청계천 발원지가 나온다. 그야말로 생태 청정 지역이다. 오솔길을 따라 오르며 바라보는 수성동계곡은 청계천의 발원지이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바라보게 만든다. 수성동계곡의 끝 지점에 오르면 인왕산 자락길과 등산로, 북악 스카이웨이 산책로가 이어져 도심 속 걷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