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목사, 수덕사에서 "절 무너져라" 인증샷

페이스북에 1년 넘게 프로필 사진으로 게재... 수덕사 "책임있는 공개사과해야"

등록 2014.09.02 17:07수정 2014.09.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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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덕사 신도들이 수덕사 경내에 붙여 놓은 현수막.
수덕사 신도들이 수덕사 경내에 붙여 놓은 현수막.수덕사

충남 예산의 한 교회 목사가 '수덕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무너질지어다' 등의 내용이 담긴 사진을 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덕숭총림 수덕사에 따르면 성결교회 목회자인 A씨는 지난 2013년 4월 19일 수덕사 경내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사진 속 A 목사는 '마태복음 24:14', '예수님'을 비롯해 '수덕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무너질 지어다. 이곳의 중들은 주님 (안으로) 돌아올 지어다'라는 내용의 기왓장을 들고 있다. 승려들의 기독교 개종과 절이 무너지기를 기원하는 내용이라 논란이 일었다.

A 목사 뒤늦게 사과... 수덕사 "말로만 사과 못 받는다"

A 목사는 얼마 전까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게시했다. 익명의 제보자가 이를 보고 수덕사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불교 관련 언론사에서 이를 기사화하자 지난 8월 20일, 대한불교조계종도 사건을 인지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내부 회의를 거친 후 A 목사가 속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에게 명확한 진상해명과 징계, 재발방지약속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8월 21일에 발송했다.

수덕사도 A 목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수덕사 관계자는 "사과 의사를 밝힌 A 목사가 말로만 사과하겠다고 찾아오는 것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라며 "책임 있는 공개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의 반응도 매섭다. 한 누리꾼은 "이런 한심한 목사가 아직도 있다. 만약에 (수덕사가) 무너져서 여러 명의 스님이 죽었다면 하나님은 살인자가 되는데, 세상에 그런 나쁜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수덕사는 국보 49호로 지정돼 있다.

문제가 커지자 해당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한 A 목사는 "분명 잘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과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교회에서 나를 반대하는 성도들이 압박 수단으로 해당 사진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관계자는 8월 2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로부터 A 목사와 관련된 공문을 접수했다"며 "총회 임원회의에서 다룰 사안이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9월 안에 총회 임원회의가 열리면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공식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 지역 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 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목사 #땅밟기 #종교 #수덕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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