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경주... 원전 안전 불안 가중

원전 주변 지진 위험도 높은 활성 단층 "주변 일대 전면 지질조사해야"

등록 2014.09.24 16:44수정 2014.09.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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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3시 27분께 경북 경주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경주 지진의 진앙지는 경주시 동남동 쪽 18km 지역(북위 35.80, 동경 129.24)이며 월성 핵 발전소(아래 원전)에서는 북서쪽으로 약 11km 떨어진 곳이다. 올해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특히 2주 전인 지난 9일에도 월성 원전에서 남서 쪽으로 약 9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월성 원전 인근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자 인근 도시인 울산 지역의 시민 사회단체들은 월성 지역의 지질 조사를 전면 재실시할 것을 정부 당국에 촉구했다.

지진이 발생한 경주시 월성군은 울산과 인접한 곳으로 월성 1호기를 비롯해 월성 2, 3, 4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가동중이다. 울산은 이외에도 울주군과 부산 기장의 원전으로 둘러싸여 있다. 울주군에는 현재 신고리 원전 3~4호기가 가동될 예정이며 인근 부산 기장에 신고리원전 1~2호기, 고리원자력 1~4호기가 있다. 이런 가운데 울주 군수가 다시 신고리 원전 5~6호기 유치에 나선 후 현재 건설이 기정 사실화 돼 있다.

 기상청의 2014년 09월 23일 15시 30분 지진 통보
기상청의 2014년 09월 23일 15시 30분 지진 통보 기상청 자료

원전 주변 활성 단층... 지진 위험 노출돼

울산탈핵시민공동행동은 24일 성명을 내고 "이번에 발생한 지진의 진앙지 근처는 활성 단층이 있는 곳이라 경주 뿐 아니라 울산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월성 1호기 수명 연장과 방폐장 완공에 앞서 월성 지역 일대의 지질 조사를 전면 재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울산탈핵시민공동행동은 "지진 지역은 설계 수명이 만료돼 최근 수명 연장 신청이 접수된 월성 1호기를 비롯해 월성 2, 3, 4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가동 중이며, 신월성 2호기와 경주 방폐장이 건설 중"이라며 "지진의 진앙지 근처에는 활성단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활성단층은 지진 가능성이 높은 단층으로 양산 단층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동남지역에 밀집돼 있으며, 양산단층은 부산과 경주, 경북 영해를 잇는 약 200km의 대규모 단층지대로 활성 단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울산시민사회는 "경주 지역은 활동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울산 단층과 만나는 지역으로, 역사적으로도 서기 779년 신라 혜공왕 15년에 규모 8.0의 대지진이 일어났던 전형적인 활성 단층이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원전 주변 지질조사해야

또한 "경주 방폐장은 건설 당시부터 활성 단층, 그로 인한 연약한 암반과 많은 양의 지하수, 빠른 지하수 이동 속도로 논란이 되었다"며 "최근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민사회는 또한 "월성 핵발전소 활성 단층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정부는 안전하다, 문제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활성 단층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지질 안전성에 대한 자료는 언제나 비공개 사안이었고, 국정감사와 각종 심사 과정에서 흘러나온 각종 의혹은 울산을 비롯한 지역주민의 불안감을 높여왔다"고 우려했다.

덧붙여 "정부는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이나 방폐장 완공이 아니라 이들 시설이 있는 월성 지역 일대의 지질 조사를 전면 재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월성 원전 측은 "지진 발생 후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에 대해 구조물 계통 및 기기 건전성을 확인한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방폐장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한 결과 구조물과 설비에 피해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월성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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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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