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의 허위를 폭로한 영화 <그린 존>. 첩보와 다르게 이라크 어느 곳에도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
그린 존
이런 미국과 서구 열강들의 분할 정책은 오래된 제국주의적 전략이다. 1999년 CIA가 지원했던 코소보 해방군이 민간인을 공격하게끔 만들고, 분노한 세르비아의 도발을 유도해 전세계적으로 세르비아를 공격할 빌미를 만들었던 것, 2011년 리비아의 카다피 독재정권을 무너뜨린다며 미국, 프랑스 등의 서구 열강들이 리비아를 공습한 것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더불어 미국은 전리품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석유 매장량이 많은 국가이고, 유전에 접근하기도 쉬워 채굴비용도 훨씬 적다. 석유를 차지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와 벌이는 패권싸움에서도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음은 자명하다.
중동의 '암 덩어리'는 누가 만들어낸 것인가2011년 이라크에서 철수한 미국이 지금 왜 또 다시 이라크와 시리아를 공격하는 걸까? 유전을 이라크 시아파 혹은 그 누구의 손으로도 넘겨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크다. 이라크가 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때 즈음, 석유통제권을 요구한다면 미국으로서는 공들여 만들어 놓은 먹잇감을 놓치는 결과를 만드는 셈이다.
그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두들겨 패는 것, 그래서 민족/종파 간 갈등을 계속 만들어 결국 미국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중동을 계속 흔들어 손아귀에 넣으려는 이유이다. IS를 척결한다며 공습에 나선 미국이지만 결국 미국은 IS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오바마는 조지 H. W. 부시(1980년), 빌 클린턴(1998년), 조지 W. 부시(2003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로 이라크를 공습한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취임 당시 전임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어리석은 전쟁이라 평하고 이라크전의 종식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8월 8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공습을 승인하고, 9월 10일 시리아까지 공습을 확대한 데 이어, 22일 시리아 내 IS 척결을 목표로 대대적인 공습 명령을 다시금 내렸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와 같은 대표적인 친미국가들이 미국의 공습에 가담하면서, 미국이 수없이 중동을 침략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정당한' 공격으로 포장하여 전 세계 미디어에 선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우리는 지나간 역사 속에서 이번 공습 또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할 수 있다. 전쟁과 점령은 비단 희생자와 부상자의 숫자로만 남지 않는다. 사회적 기반 시설들을 파괴해 인간의 기본적 존엄성조차 지키지 못하게 만들고,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시궁창으로 밀어넣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트라우마를 만든다.
오바마 대통령이 죽음의 네트워크이자 암 덩어리라고 칭한 IS는 결국 누가 만들어낸 것인지, 이러한 공습이 또 얼마나 많은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낳을 것일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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