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9시 14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동쪽 110m 해상에서 좌초된 유람선 바캉스호에서 구조된 승객 가운데 10명이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10명은 핼기와 여객선을 통해 각각 이송됐다.
이영주
[2신 : 30일 오후 2시 27분] 27년 배... 주민들이 빠르게 움직였다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앞바다 유람선 좌초사건에서 '세월호 참사'의 악몽이 어른거린다. 노후한 일본 선박 수입과 국내 운항허가가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얼마 뒤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바캉스호는 홍도 주민들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며 운항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청원을 해경에 제출했지만 결국 바다위를 달렸다.
30일 목포해경과 홍도 주민, 유람선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바캉스호는 내구연한이 불과 3년밖에 남지 않은 배였다. 바캉스호는 일본에서 1987년에 제작돼 홍도에서는 올해 5월 15일 허가를 받고 운항을 시작했다.
운항 이전 선박안전기술공단 사천지부에서 지난 3월 중순부터 한 달 가량 이뤄진 선박 안전검사를 받았다. 아무 문제없이 지난 4월 17일 운항 적합 판정을 받았다.
당시 흑산면 홍도리 주민 70여 명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인 지난 5월 바캉스호의 유람선 운항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청원서를 목포해경에 제출했다. 하지만 바캉스의 운항까지는 막지 못했다.
주민들이 노후된 바캉스호의 운항을 반대한 이유는 과거의 경험과 상처 때문이다. 홍도에서는 지난 1985년 유람선이 침몰해 2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도 주민 C씨는 "홍도 주민들은 큰 바다사고를 경험해서인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더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홍도 유람선 업계에 종사하는 주민 D씨는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서명을 받아 해경에 운항허가 취소 청원까지 제출했겠느냐"면서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선박 수입과 운항허가 과정 등을 투명하고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바캉스호 침몰사고에서 승객 전원이 구조된 배경에도 홍도 주민들의 과거 경험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바캉스호 인근에서 운항중이던 선플라워1호는 바캉스호가 기울자 홍도항 선사에 무전으로 위험을 알렸고 홍도항에는 비상 사이렌이 울렸다.
비상 사이렌을 접한 유람선과 어선 등 10여척의 배가 발빠르게 구조에 나서 109명의 승객들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1신 : 30일 오전 11시 43분] 홍도 주민, 바캉스호 반대했었다또 한번 총제적인 안전불감증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30일 오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앞바다에서 좌초한 유람선 바캉스호는 이미 지난 5월 홍도 주민들이 사고위험이 높다며 취항을 반대했던 선박으로 밝혀졌다.
홍도 주민들과 유람선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홍도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후 노후선박인 바캉스호의 유람선 투입을 반대해 왔다. 바캉스호는 187톤으로 지난 1987년 일본에서 건조된 노후선박이다.
홍도주민 A씨는 "당시 홍도 주민들은 바캉스호가 너무 노후돼 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일본 검사증서와 선박안전기술공단의 검사 증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도주민 B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의 반발에도 노후선박을 투입해 큰 사고가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14분께 죄초된 유람선에는 관광객 104명과 승무원 5명 등 모두 109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날 오전 9시 14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 9시 30분께 전원 구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목포해경 흑산출장소 관계자는 "구조하는 과정에서 찰과상을 입은 부상자 외에는 다른 부상자에 대한 집계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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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호 반대' 청원서 냈지만... 해경 "문제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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