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장면 박물관.
김영숙
한중문화관에서는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학습도 진행한다.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는 개항장마을문화체험교실과 중국어문화체험교실을 운영한다. 개항장마을문화체험교실은 제물포항이 개항된 이후 130년 동안 근대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인천 개항장 주변 건물을 직접 다니면서 근대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박물관에 가서 듣는 수업은 딱딱할 수 있잖아요. 흥미 있고 본인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개항장마을문화체험이라는 이름으로 100명을 모집했어요. 인천시교육청 소속 국사 선생님이 담임을 맡아 50명씩 2개 반을 운영합니다. 보조강사는 인하대나 인천대의 역사 관련학과 학생이 맡고요.주요한 프로그램은 티브이(TV)에 나오는 <1박 2일>이나 <런닝맨>처럼 진행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박물관에 가서 퀴즈를 풀죠.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이름은? 첫 글자의 숫자는?' 등의 내용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답을 찾고 퍼즐을 완성하면 단어 하나가 완성돼요."더 흥미로운 것은 중구청 일대를 돌아다니며 관광객들을 상대로 '상황'극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독교 선교사인 아펜젤러의 복장을 하고 1885년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인천에 도착한 아펜젤러에 대해 관광객들에게 설명한다.
"박물관 안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걸 매개로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살아 숨 쉴 수 있는 프로그램인 거죠."효과적인 문화재 관리는?한중문화관 운영은 2010년부터 중구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에서 맡고 있다. 공단은 네 개 팀으로 구성됐는데, 그 중 하나가 문화사업팀이다. 박 관장이 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문화사업팀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인천개항박물관, 한중문화관, 짜장면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박 관장은 네 개 관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구에서 관광개발팀장을 하다가 2010년에 이곳에 왔습니다. '문화재인데 공단에서 운영하는 게 맞나?' 하는 일부 우려 섞인 시선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순환 보직하는 공무원들이 문화재를 맡는 것보다 공단의 전문 인력들이 문화시설을 총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봐요."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도시계획'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박 관장은 "저는 개항장 주변의 근대도시 건축에 대한 전문가라 할 수 있고, 팀원들 또한 학예사나 그 분야의 전문가들로 채용했어요"라고 했다.
공단에서 운영하는 네 개 시설은 각각 독자적인 것이 아닌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료화했다. 이는 입장료 수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료입장 관람객들의 부정적인 태도를 극복해보고자 하는 방법이었다.
"작년에 관람객 55만 명이 찾아왔어요. 결코 적은 수가 아니죠. 짜장면박물관은 하루에 5000명이 온 적도 있고요. 유료라는 것에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진짜 뭔가를 얻고자 하는 분들이 소수의 무료 관람객들의 소란으로 관람분위기를 깨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네 개 시설의 통합 발권(입장권)이 효과를 보자, 강화군에서 박물관과 전망대를 통합하기 위해 벤치마킹을 하러 오기도 했다. 군산시도 이곳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올해부터 도입했는데, 이곳만의 장점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네 개 기관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보니 가능한 측면이 있어요. 차를 타고 이동하면 쉽지 않죠. 또한 우리는 방문하는 순서가 있어요. 근대건축전시관~개항박물관~한중문화관~짜장면박물관 순으로 관람하는데, 관람객이 다른 곳을 먼저 가면 안내하시는 분들이 설명해 주시기도 하고요."문화유산이 많은 충남 부여군에서는 이곳을 벤치마킹해 부여군시설관리공단이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 더 지켜봐야할 터.
남녀노소 좋아하는 짜장면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