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를 위한 창의학 콘서트ⓒ 서울경제경영
송세진
얼마 전 회사에서 개인마다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온라인 검사를 하였고 나의 경우 7가지 항목 중 창의성이 가장 낮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서점에 가서 '창의성' 과 관련된 내용의 책들을 살펴보지만 무언가를 끊임 없이 행동하라는 실천론적 책들이 많았다.
21세기 맞춤형 창의성 인재 양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 정부에서 근본적으로 알아야 할 창의성의 기초와 역사가 우리 의식 속에서 사라지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난 것이 반가웠다.
창의성의 역사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인간은 생존을 위해 집단적인 지능을 사용하여 사냥하는 방법, 곡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깨닫고 이를 발전시키려는 창의적인 행동을 했을 것이라 추측하며 기원 전 17000년 전 프랑스 도르도뉴 라코스 동굴에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이 미(美)를 추구하는 창의적인 발상이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서구 문명의 기둥은 기원 전 500년~기원 전 200년, 황금시대라 불리는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 졌다. 창조력이 없이는 예술, 정치, 철학의 황금시대를 맞이하기가 불가능한데 이 시기는 사실 창의력의 황금시대였기 때문에 문명의 건설이 가능하였고 탄탄한 기둥을 세우는 것 까지 가능하였다.
그리스인들이 창의적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경제적인 뒷받침과 종교적인 신념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들을 속박할 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에 창의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인들은 영감은 신들에게서 온다고 믿었으며 신들을 두려워했지만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에는 신들이 간섭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은 자신의 욕망과 소망, 지식을 표현하는 자유로움에서 창조적인 과정과 산물을 만들어 냈으며 기원 전 500년~기원 전 200년을 황금기로 손꼽은 것이었다.
19세기에 들어오면서 많은 학문들이 세분화되기 시작하였고, 창의성에 대한 논리를 바라보는 관점이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더욱 더 세분화되고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창의성을 뇌 생물학적으로 그리고 유전과 환경의 논리로 설명하기 시작하였고 신에게서 모든 영감들이 온다는 개념은 완전히 사라졌다.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창의성은 인간 내면에 대한 의미로만 해석되었는데 20세기 후반이 되면서 하버드 경영대 교수 테레사 아마빌레는 외부환경과 동기부여가 창의성에 큰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모두 어느 정도 예술가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그 차이는 재능을 조금 더 받았다거나 덜 받았다 라는 미미한 점일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재되어 있는 예술성을 어떻게 발굴해 내느냐, 그리고 그 발굴 해 낸 예술성을 어떻게 개발해 나가느냐에 따라 인생을 예술가로 살아갈 건지, 아니면 평범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창의성은 이성의 영역인가? 감성의 영역인가?분명 기술과 과학은 이성적인 분야인데, 가장 창의적인 분야인 기술과 과학에서 이루어낸 업적에 사람들은 감탄을 한다. 창의성을 연구하는 학자들 또한 창의성의 기준이 애매하다고 말하는데 창의성에 필요한 준거가 있으며 그 중 어느 하나만 있어도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두 가지 준거는 새로움과 유용성이다. 유용성의 경우 단순히 실용적이 아닌 심미적, 기술적, 문화적, 과학적, 경제적 유용함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의미이다.
그리하여 박근혜 정부로 들어오면서 '창조경제' 란 말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사실 '창조경제' 는 영국의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John Howkins)가 2001년 펴낸 책 'The Creative Economy' 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는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력으로 제조업, 서비스업 및 유통업, 엔터테인먼트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처음에는 아무에게도 흥미를 주지 못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장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낮은 가치의 아이디어를 발견한 자의 노력이 세상에 알려져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고 이를 증명하는 역사적 사례들이-생후에 빛을 발한 빈센트 반 고흐, 최고의 이름을 알리기 까지 상당기간 그늘에서 살아온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등 이다.
창의성이 존재하는 한, 윤리도 함께 존재했지만 창의적인 인물들에게는 특히, 예술가들은 윤리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도 사회적으로 큰 질타를 받지 않았다. 이는 18세기부터 생긴 선입견 중의 하나로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는 대중들이 그렇게 예술가들을 인식하고 몰아갔기 때문일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위인들의 창의성이란 결과가 나오기 까지 그레이엄 월러스(1926)는 <생각의 예술> 에서 4단계를 설명하면서 감성적인 아닌 이성적으로 사고하여 나온 결과물임을 뒷받침 하고 있다.
첫 번째는 준비기로 문제 해결자가 문제해결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기이며 두 번째 부화기로 새로운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을 때 필요한 정보가 무의식에서 나온다고 한다. 세 번째는 조명기로 새로운 생각이 통찰력으로 다가오는 순간이고 마지막 네 번째는 검증기로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의식적으로 잡을 때,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창의성에도 종류가 있다니?창의성에 대한 두 가지 큰 오해가 있는데 첫 번째는 IQ가 높아야 창의성이 좋을 것이라는 편견이고, 두 번째는 창의성의 필요성이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만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분야 속에 존재하는 창의성의 사용은 일반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거나 복잡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서 창조의 꽃을 피운다는 '창조경제' 의 본질을 고안적 창의성과 상업용 창의성 이라는 2가지 분류로 설명하고 있다.
* 고안적 창의성 비즈니스에 필요한 창의성을 뜻하는 것으로 혁신보다는 문제해결에 집중되어 있어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풀 때 필요하다.
구 소련 겐리히 알츠슐러에 의해 발명된 트리츠(TRIZ) - 창의적 문제 해결은 공학적 문제를 풀이하는데 사용되는 방법론이었으나 지금은 공학분야를 넘어 여러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트리츠에서 설명하는 문제 해결이란 기능을 분석하라, 과감히 삭제하라, 모순을 극복하라, 다른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해결안을 적극 활용하라. 라는 네 가지 방법으로 현대 대중을 공감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상업용 창의성상업용 창의성의 기준은 결과, 산출물, 매출, 인기의 척도이다. 즉 위에서 정의한 창의성의 두 가지 조건인 새로움과 유용함을 그대로 적용한 것 인데 현대에서 창의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새로움, 특이함은 물론 유용함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람들이 상호 받아들이는 새로움과 유용성이 다르기 때문에 상업용 창의성은 영원하기 보다는 당대에 많은 인지도를 얻게 되는 것이다. 예술적 창의성은 시대가 요구하는 조건에 의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을 초월하는 명작이 만들어지지만 다른 분야의 창의성은 시대와 공간에 따라 조율되어지기도 한다.
두 가지 창의성의 공통점을 발견했는가? 대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때 진정한 창의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공감이란 자신의 감정이 주도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에 동의하며 남의 감정에 따라가는 것이기에 공감에서 동감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 때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이 표현력이다.
스트레스와 창의성에 대한 문헌들 속에서 서로 상반되는 의견들이 많은데, 창의성이란 자기표현과 자기노출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감소가 된다는 설도 있지만 니콜과 롱은 음악 애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스트레스가 낮은 사람일수록 창의성이 높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스콧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지니고 있다고 제안하였는데 이것은 창의적인 존재의 심리적 고통과 낙인에 대한 연구와 매우 일치하고 창의성의 핵심 특성 중 하나인 민감성 이라는 요인과도 일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너무 완전하면 창조하기를 멈춘다' - 철학가 니콜라이 베르자예프
인간은 완벽해지길 바라며, 끝없이 발전하며, 이상과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인간은 항상 새로운 도전과 완벽해지기를 추구할 때 창의성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을 읽지 않고 창조를 하려는 사람은 기둥이 없는 건물을 짓겠다는 사람과도 같다. 창조를 하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통해 창의력의 기초를 갖추기 바란다.
창조를 위한 창의학 콘서트
송세진 지음,
서울경제경영,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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