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벤앞에서 진혁이번 여행의 첫 일정인 빅벤 앞에서 조카는 기쁨의 미소를 마음껏 날리며 셀카를 찍고 있다.
우현미
일단, 런던 엽서에 항상 찍혀 있는 국회의사당과 런던 아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그 다음에 노점상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구경하고 엽서도 몇 장 산 뒤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세인트 폴 사원과 함께 왕실의 대관식과 결혼식을 담당하는 영국의 얼굴이자 유럽 고딕양식을 대표하는 유명한 성당이다. 이 곳은 유명인들의 무덤이기도 하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을 비롯하여 선교사 리빙스턴, 위스턴 처칠, 헨리 5세 등. 사람이라기보다 신화 속 인물 같이 느껴지는 위인들이 묻혀 있다.
우선 기다랗게 줄서 있는 사람들의 끝으로 가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왔다. 성인 입장료가 18파운드로 한화 약 3만2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난 이 금액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난 돈이 많지도 않고 조카 등에 업혀 온 철 없는 이모다. 하지만, 한 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를 머금고 있는 이런 공간에 들어가는 돈이 아깝단 생각은 그 동안의 여행 일정에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처럼 국가의 보물을 너무 쉽고 싼 가격에 별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문화가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원래 유적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전시·박물관 디자인을 업으로 해서인지 전시관에 가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면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에 간다. 그런데 유물 구경은 하지 않고 단체로 와서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 어린 아이들과 학생들을 보면 조금 심난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참 많았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길 바라지는 않는다(나도 자주 가야하므로 ^^;;). 하지만 국가적 보물은 보물답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원 내부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큰 규모에 압도됐다. 그리고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섬세함에 놀라움을 나는 금치 못했다. 일단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는 오디오 가이드를 받으러 갔다. 약 10개 정도의 언어가 제공되는데 한국어가 포함된 것이 못내 뿌듯하고 어깨까지 슬쩍 올라가기까지 한다. 오디오 가이드는 구석구석 위치해 있는 번호를 입력하면 그 공간에 대한 안내가 나오는 형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