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에게 모욕적 발언 들어..." 분신 시도한 경비노동자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경비노동자가 입주민과의 언쟁 끝에 유서를 남긴 뒤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했다. 10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S아파트 단지에서 근무 중이던 경비원 이아무개씨(사진, 53)가 단지 내 노상주차장에 세워져있던 차량 안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동료제공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경비노동자가 입주민과의 언쟁 끝에 유서를 남긴 뒤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했다.
10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S아파트 단지에서 근무 중이던 경비원 이아무개(53)씨가 단지 내 노상주차장에 있던 차량 안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분신 시도 직후 차량에 화재가 난 것으로 착각한 한 입주민이 인근 119에 신고를 했고, 나중에야 분신 사실을 안 다른 경비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와 이씨 몸에 붙은 불을 껐다.
전신 60%가량에 3도 화상을 입은 이씨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의식이 없고 피부가 녹고 있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문안을 다녀온 동료 경비노동자들에 따르면 이씨는 호흡기로 숨을 쉬고 있으며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동료 경비원들은 이씨가 평소 한 70대 여성 입주민에게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평소 동료들에게 일상적으로 "그 분 때문에 너무 힘이 든다"고 말하며 좌절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김선기 민주노총 서울본부 대외협력국장은 "평소 아랫사람을 부리는 듯한 모욕적인 발언과 태도 탓에 경비원 중 누구도 그 근무지를 가기 싫어했다"며 "다른 경비원 또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고 한다, 죽음으로서 그 억울함을 표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분신에 앞서 이면지에 유서 형태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여기에는 자신을 해당 근무지로 임명한 관리자를 원망하는 내용과 함께, "여보 이 세상 당신만을 사랑해, 먼저 세상 떠나니 나를 찾지 마요"라며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