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를 담을 상자를 나르는 아들우리집안의 선산이 있는 예고개는 영주와 안동과 봉화의 세갈래 길이 위치한 곳에 있다.
김도형
화창한 날씨에 가을 하늘이 무르익어가는 공휴일인 한글날에 우리집 선산이 있는 영주와 안동 사이의 예고개를 다시 찾았다.
지난주에도 대추를 따러 왔지만 몸이 불편했던 관계로 그다지 많은 일을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어, 이날은 아내와 아들과 딸을 모두 데려와 제대로 따 볼 요량이었다. 다쳤던 다리도 어느정도 회복되 일하기엔 무리가 없었다.
우리가 오기 전 날에도 아버지께서는 혼자서 작업을 많이 한 관계로 이날 하루 부지런히 노력하면 대추밭의 남은 대추를 모두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나이가 엇비슷한 대추나무는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게 잘 자라서 대추를 따기에 안성맞춤인 상태로 자라 있다.
아들과 딸에게는 대추나무를 털면 대추를 줏어 담는 임무를 맡길 생각이었는데, 아버지께서는 손주인 아들에게 대추나무를 함께 털 수 있는 영광을 부여하셨다.
손주를 극진히 아끼고 좋아하는 아버지께선 나와 같이 일할 땐 무뚝뚝했던 표정도 어느새 함박꽃 웃음으로 변해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