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무석 (사)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경남도민일보
심의위 구성에 대해, 우무석 회장은 진상규명이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는 "위원 구성을 보면, 그냥 한 번씩 훑어보고 진상조사도 옳게 하지 않을 게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말했다.
"여태까지 진행된 형태를 보면 그렇다. 관련 법이 통과된 지 1년반이나 지나서 심의위가 출범했다. 그동안 미루었는데, 우리가 볼 때는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판단한다."
우 회장은 "위원 발표도 철저하게 비밀주의에 붙였다. 공개해도 될 일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고른다고 그랬는지 전격적이었다"며 "일반 시민들이 심의위원으로 적합한지 여부를 따져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누가 위원으로 참여할 것인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그러다가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위원 명단이 공개됐다. 일련의 과정은 우리의 우려를 더 짙게 만드는 요인이다."심의위 안에 전문가들로 '실무위원'을 구성할 것을 제시했다. 우 회장은 "실무위원들이 조사를 해서 장애판정이나 진상규명을 하고, 실무위원들이 그 일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실무진을 별도로 뽑지 않고 공무원으로 대체한다는 말이 들린다. 시간관계상 그런다고 한다. 정부에서 아직 실무진 구성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소문이 사실로 되어 왔다. 실무진을 공무원으로 대체할 경우 진상조사는 형식적으로 흐를 게 뻔하다. 공무원한테 월급을 주는 사람이 국민이라고 하지만,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한다는 건 거짓말일 것 같다. 그렇다면 법을 만들어도, 심의위는 형식적인 기구가 될 게 뻔하다."심의위는 오는 11월 3일부터 진상규명을 위한 사실과 피해 등의 신고를 받는다. 부산과 경남 거주자는 주소지 관할 시·군·구청이나 시·도에서, 그 밖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위원회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접수할지도 의문이다. 우무석 회장은 "아직도 시민들의 마음 속에는, 접수했다가 나중에 어떤 변란이라도 나면 또 일신에 위험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감정이 남아 있다"며 "그리고 심의위가 이렇게 구성되고 보니 접수해도 얼마나 많은 항쟁 참가자들이 자기가 겪은 고초를 밝혀낼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심의위 위원 중에는 부마항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만약에 그렇다면 상식 이하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어떻게 하든 사라진 역사를 뒤짚어서 다시 찾는 일인데 잘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부마항장 단체들은 부산과 마산(창원)에서 당시 피해를 입은 사람은 1500여 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우무석 회장은 부마항쟁 당시 기억과 단상을 떠올려 쓴 35편의 시를 묶은 시집 <10월의 구름들>을 펴내기도 했고, 올해 '김달진창원문학상(10회)'을 수상했다. 시인인 우무석 회장은 부마항쟁 전후 경남대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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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진상규명, '그들만의 리그' 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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