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유가족 '독립성 위해 유가족 추천하는 위원장 요구'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 인사 구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성호
감사원과 검찰은 진상을 밝힐 수 없습니다.
감사원과 검찰. 진실을 제대로 밝히고 있습니까? 감사원과 검찰이 하는 일을 보면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한 곳은 당연히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세월호 사고 후 구조과정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국방부를 현장방문해 실지 감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실지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방부는 주요 감사 대상 기관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또 감사원은 청와대에 대해 자료제출을 요청하였으나 줄 수 없다는 (청와대의) 답변에 가로 막혀 아무런 자료도 받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A4 2장 분량의 확인서만 받고서 그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기재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두 장짜리 확인서는 규정에 따라 1년 동안 보관해야 함에도 바로 파쇄하려 했습니다. 이렇게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청와대를 대상으로 다시 감사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검찰은 어떻습니까? 세월호를 살 때 석연찮은 대출이 이루어지는 등 정관계 로비 의혹이 여전함에도, 유병언 회장이 골프에 혐오감을 갖고 있고 골프채를 이용해 로비가 이뤄진 정황 등이 없다는 이유로 정관계 로비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계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했던 말을 앵무새처럼 되새기고 있을 뿐입니다.
해양수산부가 보관하고 있는 항적자료와 진도VTS에서 보관하고 있는 항적자료, 심지어는 진도VTS에서 보관하고 있는 두 가지 버전의 항적자료가 서로 달라 도대체 세월호가 마지막에 어떤 식으로 운항하였는지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세월호가 실은 평형수의 무게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과적상태에서 조타실수에 의한 대각도변침으로 침몰했다고 규정하고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에 따른 조사권마저 흔들려는 새누리당그래서 저희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특별법을 주장했던 것입니다. 여야가 하도 안 된다고 하기에 조사권은 특별법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은 상설특검을 활용하는 방안을 수용했습니다.
이렇게 가족분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양보했음에도 새누리당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특별법에 따른 조사권 행사와 상설특검법에 따른 수사권과 기소권 행사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을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선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후보군을 형성할 때 여당이 합의를 해줘야만 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성역없이 수사하고 기소할 사람을 여당이 특검후보로 합의해주겠습니까? 결국 여당이 싫어하는 사람은 특검후보도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특별법에 따라 설립될 위원회의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대법원이나 대한변협이 추천하는 상임위원이 되는 방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정부는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해경을 해체하는 정부조직법을 발의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를 책임지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대법원이나 대한변협처럼 정부의 눈치를 계속 봐왔고, 볼 수밖에 없는 기관에서 추천한 사람이 검찰이나 감사원보다 더 나은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세월호특별법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도들을 꺾어야 합니다. 만약 이런 시도들이 성공한다면, 누더기가 된 특별법과 정치적 독립성이 없는 특별검사에 의해 진상이 규명됩니다.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너무 끔찍합니다. 가족분들께서 그 결과를 어떻게 견디시겠습니까.
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특별법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힘을 내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은 단지 세월호 가족분들을 돕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돕는 것이자, 우리 아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를 돕는 일입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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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 의한 세월호 진상규명, 상상만으로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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