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콩콩이해맑게 웃고 있다. 언니를 유치원에 보내고 난 뒤 할아버지에게 애교를 부린다. 푸른길을 산책할 차례다.
문운주
콩콩이가 포도를 입에 넣어 준다. 달콤한 향기와 함께 물컹한 물체가 입안에 감긴다.
19일, 생후 18개월째다. 아장아장 걸어서 밥그릇을 설거지통에 넣기도 하고 반찬 그릇도 상에 놓는다. 할머니가 깎은 과일을 하나씩 입에 넣어 준다.
"할아버지 갖다 드려요.""음~음""다음은 아빠.""음~음"아직 말을 할 줄 모른다. 그러나 할아버지, 아빠, 엄마, 언니는 알아보기 시작했다. 과일, 그릇 등 배달을 잘 한다. 할 수 있는 말은 '음~음'뿐이다. 누구를 부를 때도 '음~음', 배가 고플 때도 '음~음', 화가 나도 '음~음'이다. '바디랭귀지', 손짓 발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가을이 깊어간다. 가로수 은행나무에도, 푸른길 단풍나무에도, 아파트 배롱나무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콩콩이도 가을을 느끼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