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가운데 허은희 강사. 첫째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차설희 총무. 세번째가 이미숙 회장.
김영숙
직장생활을 하는 이 회장은 벨리댄스가 좋은 걸 알기에, 직장 동료에게 주민자치센터에서 벨리댄스를 같이 하자고 권하기도 한다. 주민자치센터에서 하는 강좌라고 하면 뭔가 부족할 것 같은 선입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차 총무는 본인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저도 제대로 배우려면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학부모가 벨리댄스를 한다고 해서 쫒아왔다가 저도 하게 됐는데, 이렇게 주민자치센터에서 다양한 강좌와 문화체험이 있는 줄 몰랐어요. 집 근처에 있는 것도 좋고, 선생님들도 훌륭하시고, 특히 저렴한 교육비도 엄청 매력이죠."교육비는 저렴하지만 의상이나 도구 구입비가 만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차 총무는 "등산이나 볼링이나, 다른 취미들도 돈이 안 드는 것은 없어요. 그리고 정말 좋아해서 아름다움을 나누려는 마음이 없으면 이것 못해요. 공연할 때 1년에 한 벌 정도 구입하는 건 큰 사치도 아니고요. 댄스를 하다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게 돼요. 투자 없이 되는 게 있나요?"라고 말했다.
벨리댄스를 시작한 지 5년이 된 차 총무는 지도자 과정을 거쳐 지금은 다른 곳에 강의를 나가기도 한다.
우리 선생님, 카리스마 짱!이 회장과 차 총무는 지금의 댄스홀릭은 허 강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을 몇 차례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 팀은 선생님(허 강사)의 긍정적인 에너지 영향을 많이 받아요. 욕심이 많아 모든 걸 쏟아붓는 스타일이죠. 대충 하는 게 없다니까요. 꼭 1등을 해야 해요. 카리스마가 강합니다"라고 말했다.
차 총무는 "저도 이제는 강사라 가르치는 입장인데도 우리 선생님한테 많은 걸 배워요. 사람들도 좋고 여기 스타일도 좋아서 다른 데 갈 생각이 없어요. 오히려 다른 곳에 갔던 사람들도 다시 우리 팀으로 오거나 다른 동네 분들도 소문을 듣고 이곳으로 와 회원이 계속 늘고 있어요"라고 했다.
허 강사는 이곳에 온 지 8년 됐다. 에어로빅이 전공인 허 강사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 후 하던 학원을 접고 육아에 전념하다 둘째가 두 살 되던 해 벨리댄스 자격증을 따 오전시간을 이용해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다. 댄스경력 20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특별한 교습법이 있는지 묻자, '즐기면서 하자'라고 짧게 답했다.
"집에서는 아내이자 엄마지만 여기서는 멋있는 여성으로 포즈도 당당하게 취하고 항상 웃음을 머금고 춤을 추자고 해요. 내가 즐거워야 춤추는 게 즐겁고, 춤추는 게 즐거워야 어디서든 배운 것을 발산할 수 있죠. 웃으며 즐겁게 춤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그래서일까? 댄스홀릭 회원들의 얼굴은 자연스럽게 모두 웃음을 띠고 있다. 나이 들수록 춤추는 것이 더 신나고 멋있다는 허 강사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 수업을 못하게 되더라고 봉사로 공연을 다니며 나누고 싶다고 했다.
삶에 자신감과 활력소를 준 벨리댄스"우리 주부들이 어디에 가서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공연하겠어요? 이렇게 눈썹도 길게 붙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말이에요."중학교 3학년인 딸과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을 둔 차 총무는 벨리댄스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둘째 아이 유치원 학예회 때를 꼽는다. 학부모의 재능도 함께 나누는 시간이 있어, 솔로로 벨리댄스를 췄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동네를 돌아다니는데 '그때 춤 잘 봤다'고 사람들이 인사하는 거예요. 동네에서 공인이 됐죠. 그리고 유치원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학예회 때 기억나는 장면을 그리라고 했더니, 벨리댄스를 많이 그렸대요. 행복했죠."벨리댄스를 하기 전과 지금의 모습은 천양지차라고 강조하는 차 총무.
"예전에는 평범한 아줌마였어요. 전업주부로 아이들 학교 보내면 인터넷 서핑이나 하다가 애들이 오면 그냥 또 하루를 보내는, 목적 없이 사는 아줌마였죠. 그런데 무대에 서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내 나이에도 이런 무대에 서서 박수와 꽃다발을 받는 게 엄청 좋았어요. 남편과 아이들도 좋아하고요. 우리 아이 친구들이 '너희 엄마가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한대요. 왜냐면 벨리댄스를 하기 시작하면서 항상 예쁘게 입으려고 신경 쓰고 말도 친절하게 하니까, 상냥하다고 부럽다고도 하더라고요"차 총무는 20대였을 때는 여자가 서른이 넘으면 그냥 아줌마라고 생각했단다. 그러나 댄스를 하고 나서 아줌마가 아닌 자신감을 가진 여성으로, 노후에도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실 제가 지도자 자격증을 딴 건, 노인들을 가르치고 싶어서예요. 지금도 복지시설에서 연락이 오면 봉사차원에서 나갑니다. 저뿐만 아니라 봉사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 삶에 활력소가 된 벨리댄스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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