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여래의좌상
변종만
경내 초입의 금강문 왼쪽에 법주사의 당간지주가 서있다. 당간지주는 절의 행사나 법회 등을 알리는 안내문을 세운 깃대(당간)와 버팀돌(지주)로 현재 당간은 없어지고 지주만 남아 있다. 법주사의 당간지주는 고려 초인 1006년에 16m 높이로 조성되었는데 조선시대 대원군이 당백전을 주조한다는 명목으로 사찰의 금속물을 징발하면서 사라진 것을 1910년에 높이 22m로 조성했다.
마애여래의좌상(보물 제216호)은 경내에 있는 높이 6m의 큰 바위에 돋을새김으로 조각했다. 고려 초기 마애불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화사한 연꽃 위에 걸터앉은 채 큰 연꽃잎 위에 발을 올려놓은 자세가 특이하다. 불상의 오른쪽 바위에 짐을 실은 말을 끄는 사람과 짐을 실은 말 옆에 꿇어앉은 소(牛)등을 묘사했는데 이는 의신조사가 불경을 실어오는 모습과 소가 법을 구했다는 법주사 창건 설화와 관계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다.
이외에도 법주사 경내에 신법천문도병풍(보물 제848호), 법주괘불탱화(보물 제1259호), 소조삼불좌상(보물 제1360호),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1361호), 복천암수암화상탑(보물 제1416호), 복천암학조동곡화상탑(보물 제1418호)이 있다.
오는 길과 가는 길을 달리하면 더 많은 것이 보인다. 오리숲을 걸어 법주사에 들어간 사람들은 대죽이 빼곡하게 서있는 물가의 산책길을 걸어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여러 종류의 나무와 꽃, 무심코 흘러가는 맑은 물과 먼 산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이 아름답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는 느림과 몸이나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이 화두인 세상이다. 법주사에서 유유자적 청정 자연과 벗하다보면 옛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공부가 저절로 된다.
법주사에서 나온 후 505번 지방도를 달려 삼가터널을 지나면 서원계곡 물가에서 서원리소나무를 만난다. 서원리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2호)는 수령을 600여년으로 추정하고, 지상 80cm 높이에서 2갈래로 갈라진 15m 높이의 소나무가 우산모양을 하고 있다. 법주사 입구의 정이품송과 부부사이라는 전설 때문에 정부인송으로도 불리는데 외줄기로 곧게 자란 정이품송의 생김새가 남성적이고, 정부인송이 우산모양으로 아름답게 퍼진 모습은 여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