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와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분신한 1970년 11월 이후, 꼬박 44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모님과 경비원' 편에서는 아파트 한 입주자와의 언쟁 끝에 모욕감을 느끼고 분신을 시도, 7일 오전 끝내 숨을 거둔 서울 압구정 S아파트 경비노동자 사건에 대해 다뤘다.
화면캡쳐
"1970년, 전태일 열사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을 시도했고, 2014년 아내와 아들을 둔 50대 아버지가 온 몸에 불을 붙인 채 다시 한 번 절규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또 다른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던진 마지막 그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4년 11월 8일 방송 '사모님과 경비원' 편 클로징 멘트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분신한 1970년 11월 13일 이후, 꼬박 44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모님과 경비원' 편에서는 아파트 한 입주자와의 언쟁 끝에 모욕감을 느끼고 분신을 시도, 지난 7일 오전 끝내 사망한 서울 압구정 S아파트 경비노동자 사건을 다뤘다.
제작진은 분신 경비원 이만수(53)씨의 가족과 동료, 논란이 된 입주민 등을 만났다. 또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떠드는데 막지 않는다"며 경비원을 폭행해 투신자살에 이르게 한 입주민 등 다른 사례도 담았다. 제작진은 "분신은 자신의 억울함을 사회에 알리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지금 여러분의 아파트는 어떤 모습이냐"고 물었다.
제작진은 S아파트를 찾아가 사건의 원인 제공자로 알려진 입주민 70대 여성을 어렵게 만났다. 그는 제작진에게 "나는 그날 아침 경비원 이씨를 만난 적도 없다, 내가 (분신한 경비원과) 몸싸움을 한 것도 아니고 뭐가 있느냐"고 항변했다. 분신 이유가 해당 입주민의 모욕과 멸시에 있었다는 동료 경비원들의 지적과 달리, 자신은 억울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잠시 회복한 이씨에게 가족들이 묻자, 그는 "(그 입주민이) 그날도 야 OOO 청소 안 하냐"며 다그쳤다고 답했다.
해당 입주민은 평소 경비원들을 동물 대하듯 음식물을 던져줬다는 지적에도 "그냥 장난으로 주고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한 경비원은 "그 입주민이, 예전에 먹던 음식들을 던져주길래 안 먹고 버렸다"며 모멸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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