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후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은 10일 오후 갈라만찬이 열린 중국 베이징 워터큐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20분간의 '약식 회담'에 그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11일 오후 2시 20분경 어렵사리 성사됐다. 보통 정상회담은 일정과 아젠다가 미리 결정되는 게 외교적 관례지만, 이번에는 회담 당일까지도 형식과 시간을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만 해도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청와대는 "오전에는 정상회담이 열리기가 힘들 것 같다"고 했다가 다시 "오늘 열리는 것에 무게를 두고 조율하고 있지만 100%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까지 열어놓는 등 우왕좌왕했다.
청와대가 지난 9일 박 대통령 출국 직전, APEC 회의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양국은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실무진들이 일정과 형식 등을 놓고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정상회담은 시간이 20분에 회담이 아니라 환담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핵 공조, 6자 회담, 전시작전통제권 연기 등 양국의 현안에 대한 밀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약식 회담', 오바마 일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청와대는 두 정상의 회담에 혼선이 있었던 이유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 때문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민경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이 어제(10일) 늦게 (베이징에) 도착했다"라며 "다자 회의여서 (미국 측의) 일정과 APEC 회의 일정, 여기에 다른 정상들과의 개별 회담 일정 등이 겹쳐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다자회의 중 정상회담은 작은 장소에서 간소한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데 이어 중국이 주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 미국 측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미 정상이 이날 양국의 현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은 또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 공감했다. 박 대통령은 바이러스 퇴치 등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을 평가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민 대변인은 두 정상이 특히 한미일 3국간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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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도 우왕좌왕... 20분 만에 끝난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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