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전날 저녁부터 웅크리고 있었던 학생들이 새벽 6시에도 그 모습 그대로 였다. 수능응원을 위해 시험장 교문앞에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맨 아래쪽 두장의 사진은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을 한 학생들이다. 내가 기간제 교사를 할때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다.
송태원
- 먼저 자신과 중앙고 방송반을 소개하면?"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 우리 방송반입니다. 1학년 친구들의 열의는 대단합니다. 방송반에 들어와서 배우면서 실수도 하고 방송사고가 날 뻔 한 적도 있지만, 열정 하나만은 내 세울만 합니다. 저는 방송국 PD가 꿈인데, 그 꿈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방송반 학생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 그러면 방송반 활동이 할만 하겠네요?"좋아서, 원해서 하지만, 정말 힘들 때 많았어요. 그래도 선생님들이 응원해 주시고 한 번씩 챙겨준다는 느낌을 받을 땐 어떤 기분과도 비교되지 않는 뭔가가 있어요. 책임감도 생기고... 칭찬해 줄 때는 '내가 대단한가?' 하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도 영어 듣기에서 1분 1초가 한 시간 같이 느껴졌습니다. 혹시 실수할까 봐 모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 선배들은 안 보이던데..."2학년 형들이 우리를 믿어주고, 한 번해 보라고 했어요. 2학년 방송부장 형이 "너네끼리 큰 일 한 번 해보는 게 평소 때 활동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배우는 게 정말 많다"며 "너무 긴장하지 말고 잘해보라"고 맡겨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끼리 할 수 있을까'하면서 못 하겠다고 한 친구도 있었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끝나고 나니 한 편의 스릴러 영화 속에 출연한 느낌입니다."
- 오늘 제일 기억나는 일이 있었다면?"영어 듣기 할 때 5초간 소리가 안 났습니다. 방송사고라고 생각하고 어찌할 바 모르고 있었는데 원래 앞 부분에 소리가 없는 구간이 5초이라는 것을 잠시 후 알게 됐습니다. 당시 저는 다리가 풀리고 주저 앉아 기절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소리가 났습니다. 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5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