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수라장 된 서울인권헌장 공청회 "인권헌장 폐지하라! 인권헌장 페지하라!" ⓒ 송규호
"그만해! 아저씨 다쳐요!"
20일 오후 '서울시민 인권헌장' 공청회가 마련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강당.
한 남성이 공청회 사회를 맡은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의 마이크를 뺏으려고 하더니 다른 한 남성은 박 소장을 아예 밀쳤다.
"당신들 인권 공청회 온 거 맞아?"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는 시작도 하기 전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 200여 명의 고성과 일부 시민들의 단상점거로 아수라장이 됐다. 인권헌장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에이즈 싫어! 에이즈 싫어!"
기독교인 등 동성애 반대 시민들의 반발이 30분 넘게 계속되자 공청회를 마련한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아래 시민위) 측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결국 공청회 취소를 선언했다.
"인권헌장 폐지하라! 인권헌장 폐지하라!"
이들은 공청회가 무산된 이후에도 자리에 남아 '동성애 반대' 구호를 외쳤고, '차별 금지'를 주장하는 성소수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혐오의 발언을 즉각 멈추십시오!"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은 한 시민은 '동성애가 합법화된 서양에서 아버지와 결혼하는 근친상간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나중에 손자가 할아버지인 박 시장과 결혼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냐"라고 묻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에게 제가 한 가지 이렇게 묻고 싶었습니다. 여기 보면 가족형태, 상황, 나이 이런 것을 불문하고 인권을 존중한다는 이런 미명 하에 이것이 통과됐을 때 '당신의 이후의 손자가 매력있다고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하겠느냐고. 여기에는 엄청난 모순들이 숨겨져 있는 겁니다. (맞습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에 포함될 성소수자 차별 금지 내용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공청회를 파행시킨 '동성애 반대' 시민들. 시민위가 예정대로 오는 28일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동성애 반대' 시민들의 반발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