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내 정치인생은 불관용·불인내였다"

링컨 전 대통령 일화 소개하며 '반성문'... "이 귀한 자리 잘 쓰도록 지도편달 부탁"

등록 2014.12.09 15:40수정 2014.12.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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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복귀 인사하는 정두언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살다가 최근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9일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복귀 인사를 하고 있다.

복귀 인사하는 정두언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살다가 최근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9일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복귀 인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내 정치인생을 (링컨과) 비교하면 바로 불관용·불인내였다. 참 한심했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9일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에 나서 '복귀'를 신고했다.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한 지 약 2년 만이었다. 정 의원은 저축은행 비리 연루 혐의로 수감됐다가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정 의원은 "2년 전 여러분들은 압도적인 표 차로 저의 체포동의안을 부결해 주셨다"라며 "결국 법정구속돼 열 달을 감옥에서 지냈지만 저를 믿어주신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고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돼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링컨 전 미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책 '권력의 조건'을 수감생활 중 읽은 최고의 책으로 소개하면서 반성문을 제출했다. '관용과 인내'라는 링컨의 덕목과 자신의 지난 정치행보는 정반대였다는 얘기였다. 정 의원은 지난 7월 의원총회에서도 "저는 오만덩어리였다"라고 고개 숙인 바 있다. (관련 기사 : 국회 복귀한 정두언 "저는 오만덩어리였다" )

정 의원은 "링컨은 연방 하원 초선의원이라는 초라한 경력과 별 볼 일 없는 학력·가문·재력에도 공화당의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까지 된다"라며 "라이벌들은 저런 자가 대통령이라면서 이민을 가고 싶어했지만 링컨은 그들을 집요하게 설득해서 내각으로 끌어들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차기(대권)를 꿈꾸는 그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매번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장관들은 자신들의 입장과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라면서 "대통령 링컨이 밤마다 주로 한 일은 아무 예고 없이 장관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면서 그들을 설득하거나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것이 150년 전 렁컨이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제 정치인생을 (링컨과) 비교하면 바로 불관용·불인내였다"라고 반성했다. 정 의원은 "제 딴에는 용기를 갖고 할 말을 하고 할 일을 한다고 했는데 언론과 주변에서는 늘 (제가) 권력투쟁을 한다고 몰아갔다"라며 "당시엔 억울했지만 곰곰히 반성하니 제 언행에는 경멸과 증오가 깔려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만큼은 부자인 곳(감옥)이라 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어쩌면 그렇게 지난 잘못들이 많이 떠오르는지, 나중에는 내가 여기에서 이러고 있어도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내게 성찰의 기회를 준 고난의 시간들이 축복이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마지막으로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보니 그동안 가지고 있던 것들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 국회의원이란 자리도 마찬가지"라며 "이 귀한 자리를 정말 귀하게 사랑으로 쓸 수 있도록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들의 지도편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앞으로 크게 성공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두언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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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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