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사 마친 정윤회 "불장난 배후? 수사결과 보시라"

정윤회-박관천 '불장난 배후' 대질조사... 정씨 '특별대우' 논란도

등록 2014.12.11 08:56수정 2014.12.11 09:47
9
원고료로 응원
a 16시간 조사 받고 귀가하는 정윤회 '비선 실세' 의혹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16시간 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이날 정 씨는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답한 뒤 청사를 떠났다.

16시간 조사 받고 귀가하는 정윤회 '비선 실세' 의혹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16시간 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이날 정 씨는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답한 뒤 청사를 떠났다. ⓒ 유성호


'정윤회-십상시 국정농단 보고서' 명예훼손사건과 유출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보고서 작성자 박관천 경정과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를 대질조사했다.

10일 오전 10시경부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나와 참고인이자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정씨는 박 경정과 대질조사를 거쳐 11일 오전 1시 43분 경 검찰청사를 나섰다. 출석하면서 "엄청난 불장난에 춤 춘 사람이 누군지 밝혀질 것"이라고 했던 정씨는 조사 뒤 '불장난의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시면 알 겁니다"라고만 답했다.

정씨는 보고서 내용이 보도된 뒤인 11월 29·30일 박 경정이 자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타이핑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날 대질조사는 이 말의 진위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 경정이 정씨에게 이같이 말한 게 사실이라면, 보고서 작성이 박 경정의 의지가 아니라 다른 윗선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어 그 배후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조심스러운 검찰, 신변보호·보안유지에 만전

이날 정씨를 소환한 검찰은 출석·조사 과정에서 유난히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정씨가 검찰청사로 올 때 검찰은 직원 8명을 취재진과 정씨 사이에 배치해 기자들과 짧은 문답을 마친 정씨가 신속하게 청사로 들어올 수 있게 했다.


이어서 검찰 취재기자들에게 중앙지검 4층과 11층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공지가 전달됐다. 4층에는 국정농단 보고서 관련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1부가 있고, 11층에는 보고서 유출 사건을 맡은 특별수사2부가 있다. 보고서 관련 사건 수사부서에 기자들의 접근을 막는다는 것이다.

보안유지가 중요한 사건을 수사하는 동안 수사부서가 있는 층의 출입을 막는 경우는 있었지만, 특정인을 조사하면서 출입제한 조치를 하는 건 이례적이란 게 검찰 취재 기자들의 평가다. 특별한 출석과정과 이례적인 출입제한이 정씨 소환날에 겹치자 기자들 사이에선 정씨가 검찰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씨가 청사로 나올 때 검찰 직원들을 배치한 건 협박전화가 올 만큼 위협에 시달리는 정씨의 신변보호 요청에 따른 조치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통상 고발인의 요청에 따라 이같이 하고 있고, 이날처럼 2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있는 상황에선 그 정도의 신변보호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는 거지, 이 분(정윤회)한테 특별히 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사 4층과 11층 출입제한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지난 주말 동안 출입기자가 아닌 걸로 보이는 분들이 수사부서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걸로 보여,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2~3일 전부터 출입제한을 해 온 걸로 안다"며 "오늘 문자메시지 공지가 나간 연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윤회 #불장난 #대질조사 #박관천
댓글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4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5. 5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