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충남 공주시 쌍신공원 주변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김종술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가 발아하는 시기인 지난 4~5월 강우령이 평년에 비해 적은 것과 유속이 감소한 것이 (큰빗이끼벌레 번성의) 하나의 원인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큰빗이끼벌레는 10cm/초 이하의 느린 유속과 침수 고사목의 나뭇가지, 수초, 자갈 등이 있는 곳에서 많이 번성하며, 서식하는 지역의 수질(BOD)도 Ⅰb~Ⅳ등급으로 범위가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큰빗이끼벌레는 강우에 매우 약하며, 일 40~50mm 이상의 강우시에 70~90% 정도가 유실되며, 약 15℃ 이하의 수온에서 약 1개월 정도에 걸쳐 천천히 사멸한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7~11월 동안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특정지점에서의 큰빗이끼벌레 분포 양상, 봄~여름철의 발생·성장조건(수온, 성장속도, 강우영향 등) 등에 대하여는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그리고 "이번 조사·연구의 일환으로 추진된 담수태형동물의 해외피해·관리사례 조사 결과, 해외에서도 큰빗이끼벌레의 독성·유해성 여부가 문제된 적은 없었으며, 위해생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사례도 아직 없다"며 "해외에서는 큰빗이끼벌레 등 담수태형동물의 부착성질로 인해 취수장, 하수처리장·카누경기장 등에서 오손(汚損, fouling)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결과도 내놨다.
환경부는 끝으로 "담수태형동물의 분류학적 기초연구에서는 그간 문헌으로만 확인되었던 총담이끼벌레 군체와 점유리이끼벌레의 서식 여부가 국내 수계에서 최초로 확인되었고 그 밖에 4종의 미기록종이 추가로 발견되었다"고 뒷받침했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대해 공주대학교 정민걸 교수는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을 확인한다며 관변 전문가에게 불필요한 용역을 주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함으로써 강이 저수지로 바뀌었는데도 문제가 없다는 관치 목소리를 만들고 있다"며 "그들 중 일부는 큰빗이끼벌레가 보도되자마자 이 벌레가 맑은 물에 살기 때문에 4대강 수질이 좋아진 증거라고까지 주장을 했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용역 보고서는 수질과는 무관하게 (큰빗이끼벌레가) 유속이 느린 곳에 분포한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또 어류 독성이 있다고 주장했던 충담이끼벌레도 저수지가 된 4대강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4대강 사업은 강우와 무관하게 일정한 수위와 유량을 유지하기 때문에 적은 강우 때문에 번성했다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다"고 일축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보 설치가 큰빗이끼벌레 번성의 원인이라는 점을 일부지만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독성 실험이나 (큰빗이끼벌레가) 죽으면서 발생하는 암모니아에 대한 언급이 없고, 다양한 해외 사례가 부족하며 또한 사멸시기 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겨져 있어 추가조사 등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가 조사시 환경시민단체 등과 공동으로 조사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개방적으로 조사를 진행해야만 정확한 문제점을 짚을 수 있다"며 "느린 유속이 큰빗이끼벌레 서식을 증가시키는 만큼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어 아름다운 금강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섣부른 조사 결과, 더 큰 재앙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