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교사로서의 자존심을 찾으세요"

[새들교육문화연구학교20] '사랑, 믿음, 소망 가운데 교육을 꿈꾸다' 난장 두 번째 시간

등록 2014.12.23 11:19수정 2014.12.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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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우리는 세월호 사고를 통해 한 사회의 문화가 생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음을 보았습니다. 무고한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을 우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새들마을학교'는 배우고 가르치는 일, 즉 교육이 이 사회의 문화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배움으로 바른 문화를 만들기 원하는 이들이 모여 '생명을 살리는 교육'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열린도시연구소 새 들'과 산하 '새들마을학교'는 '생명의 교육, 길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고뇌와 축제로 펼치는 교육문화연구학교'를 10월 9일부터 12월 25일까지 12회 진행합니다. - 기자말

 한글 학생은 모든 선생님들이 교사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기를 바랐다.
한글 학생은 모든 선생님들이 교사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기를 바랐다. 새들마을학교

"'교사는 성직자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교사가 성직자라면, 신이 하시는 말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말이겠죠. 교사는 신을 대하는 것처럼 학생을 대할 것이고, 학생들도 서로 그만큼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함께 알게 되겠죠. 그런데 요즘 일반학교 선생님들은 자존심을 잃어버린 거 같아요. 학생을 만나서 가르치는 게 기쁘지 않은 거죠. 모든 선생님들에게 '자신의 혼(魂)을 찾으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선생님들이 모두 자신이 성직자라는 자존심, 혼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혼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우리의 교육은 새로워질 거예요."

새들마을학교 중학교 3학년 구한글 학생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말했다. 그가 든 그림에는 파란색으로 "너의 혼은 무엇이냐"고 쓰여 있다. 혼(魂)이라는 한자 옆에는 공이 하나 놓여 있다. 한글 학생은 모든 선생님들이 교사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기를 바랐다.

지난 19일, 새들교육문화연구학교 11번째 시간에 참석한 이들은 각자가 꿈꾸는 교육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이날 주제는 '사랑, 믿음, 소망 가운데 교육을 꿈꾸다'였다. 모둠별로 흩어져 자신이 꿈꾸는 바를 나눈 뒤, 그림을 그려 표현하고 발표했다. 10주 동안 생명의 교육을 고민하며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풀어놓는 시간이었다. 

 참석자들은 꿈꾸는 바를 나눈 뒤, 그림을 그려 표현했다. 모둠별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
참석자들은 꿈꾸는 바를 나눈 뒤, 그림을 그려 표현했다. 모둠별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 새들마을학교

 새들교육문화연구학교 11번째 시간은 생명의 교육을 고민하며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풀어놓는 시간이었다.
새들교육문화연구학교 11번째 시간은 생명의 교육을 고민하며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풀어놓는 시간이었다. 새들마을학교

교육은 '연결'이다

참석자들이 주로 표현한 내용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새들마을학교 이동원 교사는 사람의 머리 안에 지구를 형상화했다. 눈에는 한반도와 오세아니아 대륙을 담겼고, 코에는 지렁이들이 밭을 갈고 있다. 볼에는 동물과 물고기가 뛰논다. 원시 민족의 움막도 있고, 마차와 기차도 지나간다. 그는 "나라는 존재와 너라는 존재가 서로 만나서 하나 됨을 이루는 것이 온 우주만물을 경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만남을 서로에게 끊임없이 전하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동원 교사의 그림. 사람의 머리 안에 지구를 형상화했다.
이동원 교사의 그림. 사람의 머리 안에 지구를 형상화했다. 새들마을학교

 이윤주님의 그림. '진리'의 태반에 모든 것이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
이윤주님의 그림. '진리'의 태반에 모든 것이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 새들마을학교

이윤주님은 태반과 탯줄을 그렸다. '진리'의 태반에 나무, 새, 물고기, 동물과 사람이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 그는 "진리에 연결됨이 모두를 살리게 됨을 배우고, 믿고, 잘 살아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한나님은 '우리'라는 글자 속에 모든 관계가 나눠지지 않고 하나로 꿰어지는 그림을 그리고 이렇게 적었다.


"모두 하나로 이어집니다. 끊어지지 않습니다. 서로가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따로인 것 같으나 네가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너를 통해 나를 알아갑니다. 우리의 만남이 교육입니다."

 박한나님의 그림. '우리'라는 글자 속에 모든 관계가 하나로 꿰어지고 있는 그림을 그렸다.
박한나님의 그림. '우리'라는 글자 속에 모든 관계가 하나로 꿰어지고 있는 그림을 그렸다. 새들마을학교

 이승은님의 그림. 교육은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라고 표현했다.
이승은님의 그림. 교육은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라고 표현했다. 새들마을학교

이승은님은 교육은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가 순환하는 선을 그렸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더하는 걸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배운다는 것은 때로는 빼기가 될 수도 있고, 곱하기가 될 수도 있고, 나누기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나아갈 때도 있지만 뒤로 물러서야 할 때도 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미로와 같은 '생'을 우리는 역설과 모순을 견뎌내며 온전함에 닿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변화이고 만남이고 참교육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획일화'는 이제 그만

초등학교 교사인 박애영님은 꽃과 풀에 물을 주는 그림을 그렸다. 그림 속에서 그는 가지치기용 가위를 거부했다. 공교육 안에서 획일적이고 아이들 각자의 개성과 꿈을 꺾어 버리는 교육을 거부하고, 아이들 개개인이 가진 아름다운 모습들을 피워 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돕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애영님의 그림. 가지치기용 가위를 거부하는 모습을 그렸다.
박애영님의 그림. 가지치기용 가위를 거부하는 모습을 그렸다. 새들마을학교

 박길수님의 그림.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교사들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어야겠다고 말했다.
박길수님의 그림.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교사들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어야겠다고 말했다. 새들마을학교

유치원에서 어린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박길수님은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자신이 만나게 되는 아이들과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과의 더욱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생활해야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에 더욱 민감하고 학부모의 요구에도 적절히 반응하고 동료교사들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나누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자신을 공교육 미술 교육의 실패 사례로 표현한 이들도 있었다. 김재중님은 강강수월래를 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는데, 그림에서는 마음껏 표현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이 있고 손을 잡은 게 보인다.

"이제는 교육을 생각하면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서로 어울리는 것을 익히는 게 떠오릅니다. 저는 서로 어울리는 법을 이제야 배우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 이제 발을 들여놓은 것 같아요. 저는 세상을 함께 살아갈 동지를 찾는 것이 참배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재중님의 그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이 있고 손을 잡은 게 보인다.
김재중님의 그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이 있고 손을 잡은 게 보인다. 새들마을학교

 김태욱님의 그림. 우리의 교육이 만남의 기쁨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바뀌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욱님의 그림. 우리의 교육이 만남의 기쁨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바뀌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들마을학교

김태욱님도 자신을 공교육 미술 교육의 희생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수업을 듣는 여성들과 강의실 옆 공간에서 아이를 보고 있는 남편을 그렸다. 지금의 청년 세대를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고 일컫는데, 우리의 교육이 만남의 기쁨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바뀌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배움을 막는 요인이 되지 않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준비물을 챙겨 가야 하는 미술 시간을 극도로 싫어했다는 김주열님은 그림을 조금씩 그리다 보니 자신감이 붙는다고 했다. 그는 교육문화연구학교를 하면서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한계 안에 갇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가 최근 생각하는 한계는,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가시 안에서 신음하며 울던 얼굴이 가시를 뛰어넘어 웃는 모습을 그렸다. 그는 "서로 도우며 사랑함으로 나와 너의 한계를 뛰어넘고, 맘껏 자유하고 맘껏 사랑하며 진리를 찾고 누리는 참교육을 꿈꾼다"고 적었다.

 김주열님은 가시 안에서 신음하며 울던 얼굴이 가시를 뛰어넘어 웃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김주열님은 가시 안에서 신음하며 울던 얼굴이 가시를 뛰어넘어 웃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새들마을학교

현실을 극복하는 교육

새들마을학교 이밀알 교사는 현실에 뿌리내린 새싹에 물을 주는 그림을 그렸다. 그는 우리의 꿈은 현실에 근거하지 않으면 흩날려 버릴 수 있다며, 현실에 근거한 분명한 이유와 절박함만이 우리의 꿈이 이뤄지는 것을 보게 해 줄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교육이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의 아픔을 품고 새롭게 꽃 피우는 것이 되기를 꿈꾼다며, 그렇게 가꾼 꿈으로 현실의 척박함이 바뀌게 되길 소망했다.

 이밀알 교사는 현실에 뿌리내린 새싹에 물을 주는 그림을 그렸다.
이밀알 교사는 현실에 뿌리내린 새싹에 물을 주는 그림을 그렸다. 새들마을학교

조우영님은 가운데 중(中)을 표현했다. 네모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을 나무 하나가 툭 가로질러서 땅에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펼쳐 있는 그림이다. 감옥 같았던 학교에서 벗어나 활짝 열린 삶을 지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대안적인 삶이 세상의 변두리같이 이야기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대안적인 삶은 진리로 해방된 진짜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런 삶을 살아내도록 현실에 올곧이 뿌리박아 하늘을 향해 활짝 열린 삶을 지향하는 교육을 꿈꾼다"고 말했다.

 조우영님은 감옥 같았던 학교에서 벗어나 활짝 열린 삶을 지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우영님은 감옥 같았던 학교에서 벗어나 활짝 열린 삶을 지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들마을학교

 조우영님의 그림. 가운데 중(中)을 표현했다.
조우영님의 그림. 가운데 중(中)을 표현했다. 새들마을학교

새들마을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김민수 교사는 억압받는 현실을 뚫고 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입체적으로 그림에 구멍을 뚫었다. 

"억압받아 획일적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이 해방되어 서로를 살려내는 존재로 거듭나는 교실을 꿈꿉니다. 어릴 적 나의 기억에 춤추던 산과 들이 친구된 교실을 꿈꿉니다. 세상을 관통하는 우주적 진리, 그 초월자를 깨닫고 경험하는 교실을 꿈꿉니다. GMO와 농약이 아닌 땅·물·바람·불·마음으로 채워진 먹거리의 교실을 꿈꿉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캄캄한 눈앞의 모든 장벽을 함께 힘껏 뚫고 나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김민수 교사는 억압받는 현실을 뚫고 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입체적으로 그림에 구멍을 뚫었다.
김민수 교사는 억압받는 현실을 뚫고 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입체적으로 그림에 구멍을 뚫었다. 새들마을학교

더불어 사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

참석자들이 꿈꾸는 교육이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장미진님은 더불어 사는 힘을 길러가는 만남이 거듭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그린 그림에는 함께 살아가는 역량이 나선형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교육문화연구학교를 시작하면서 충의 만남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던 우리가, 일상 속에서 함께 있는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노력하는 동시에 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고민하는 거대담론에까지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만남에 따라 역량이 증가한 것이다.

 장미진님의 그림에는 함께 살아가는 역량이 나선형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장미진님의 그림에는 함께 살아가는 역량이 나선형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새들마을학교

 윤희윤 교사는 나뭇잎의 생애를 그렸다.
윤희윤 교사는 나뭇잎의 생애를 그렸다. 새들마을학교

윤희윤 교사는 나뭇잎의 생애를 그렸다. 씨앗은 혼자서 싹을 못 틔운다. 세 알씩 심어야 서로의 온기에 기대 싹을 쉽게 틔울 수 있다. 때때로 어린잎은 애벌레에 자기 몸을 내어 준다. 자신을 나누는 것은 자연의 필연적인 요소다. 태양빛을 받아 광합성을 한 나뭇잎은 반짝반짝 빛난다. 윤 교사는 이를 진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거라고 설명했다. 나뭇잎이 성숙해지면 낙엽으로 떨어진다. 역경을 만난 것이다. 이를 본질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몸을 떼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뭇잎은 성장할 때도 다른 이와 함께했지만, 낙엽이 되어서는 더 많은 나뭇잎을 만난다. 역경을 경험하면서 한 곳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른 낙엽들을 만난다. 낙엽의 만남은 다른 생명의 양분이 된다. 그렇게 배움은 순환한다. 윤 교사는 교육을 꿈꾸면서 함께 더불어 하는 것과 역경을 이기는 힘을 길러가는 것을 그려 보고 싶었다고 했다.

새들마을학교 학생들이 꿈꾸는 교육은?

교육문화연구학교에 참여한 새들마을학교 학생들이 꿈꾸는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그림과 함께 생생하게 학생들의 말로 들어보자.

 김지호 학생의 그림. 쪽빛 창문을 향해 코끼리열차가 달려가고 있다.
김지호 학생의 그림. 쪽빛 창문을 향해 코끼리열차가 달려가고 있다. 새들마을학교

"쪽빛이 무슨 빛인지 아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 쪽빛색인데요. 푸른색 계열의 색을 통틀어서 쪽빛이라고 한대요. 푸른 계열의 색을 보면, 약간의 차가움이 느껴지지만 평화적이고 희망적인 느낌도 들잖아요. 저는 쪽빛 창문을 그렸어요. 어둡지만 완전히 어둡지는 않은 세상 한가운데서 창문의 색깔을 희망적인 쪽빛 색깔로 칠했어요.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비행기는 빠르지만 너무 돈이 많이 들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는 없잖아요. 기차는 많은 이들이 타고 갈 수 있고 교통비도 싸고, 마디마디로 나뉘어져 있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끈끈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주더라고요. 그런데 기차는 철로로만 다닐 수 있으니깐 좀 더 자유로운 수단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코끼리열차'가 생각났어요. 빠르지도 않고 느리기 때문에 천천히 가면서 모든 사람을 태우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그림을 그렸어요." (중학교 3학년 김지호 학생)

 김시원 학생의 그림. 자연과 생명을 더 자세히 알아가고 싶은 소망을 담았다.
김시원 학생의 그림. 자연과 생명을 더 자세히 알아가고 싶은 소망을 담았다. 새들마을학교

"새 하고 지렁이도 있어요. 자연과 생명을 같이 더 자세히 알아가고 싶어요. 다른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이 기쁨과 행복을 담으려고 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 김시원 학생)

 양하늘 학생의 그림. 어두움에 잠식되지 않고 밝은 기운을 만들어 내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그렸다.
양하늘 학생의 그림. 어두움에 잠식되지 않고 밝은 기운을 만들어 내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그렸다. 새들마을학교

"여기 있는 새싹 두 개가 사랑하고 있어요. 어릴 때 좋은 환경 속에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을 배우지만, 커서 세상에 나가 사회생활을 하면 환경이 어두워질 수 있잖아요. 자기가 그런 배움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곁에 있는 사람들이 경쟁하고 의심하고 그러면 자기도 그 환경에 맞춰 어둡게 변할 수 있는 위험이 있죠. 어둡게 되지 않도록 밝은 환경을 만들고 자신이 밝은 기운을 만들어 다른 사람을 더 밝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교육을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양하늘 학생)

 김고운 학생의 그림. 차별 없는 교육을 꿈꿨다.
김고운 학생의 그림. 차별 없는 교육을 꿈꿨다. 새들마을학교

"초등학교 때 국어책에서 나왔던 그림이에요. 훨체어를 탄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교육을 생각하니, 차별 없는 교육이 떠올랐어요. 장애 친구들이나 다문화 친구들과도 차별 없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중학교 2학년 김고운 학생)

 양의진 학생의 그림.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가르칠 수 있는 엄마의 마음과 같은 교육이 되기를 바랐다.
양의진 학생의 그림.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가르칠 수 있는 엄마의 마음과 같은 교육이 되기를 바랐다. 새들마을학교

"저는 어렸을 때 꿈이 엄마이고. 지금 꿈도 엄마예요. 엄마를 그렸어요. 인자한 미소를 엄청 살렸어요. 왜 엄마를 그렸냐면, 요즘 교육은 엄마들이 자녀를 위한 게 아니라, 다른 욕망을 위해 자녀를 교육하는 것 같아요. 그러지 말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가르칠 수 있는 그런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중학교 1학년 양의진 학생)

 양권진 학생의 그림. 길을 닦고 길을 걸어가는 길인(人)이 되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양권진 학생의 그림. 길을 닦고 길을 걸어가는 길인(人)이 되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새들마을학교

"제가 그린 기린 그림은 긴 기린 그림인데요. 이건 단순한 말장난입니다. 교육의 장은 꼭 학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교육의 장입니다. 친구, 선생님, 자연과의 관계도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틀 안에 가둬 학원과 학교만을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린은 믿음과 사랑에 기반을 두고 항상 더욱 좋은 것을 소망하는 교육을 한 사람을 뜻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길을 닦고 길을 걸어가는 길인(人)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돌고 돌아 선순환의 연속인 사회를 꿈꿔 봅니다." (중학교 3학년 양권진 학생)

 석현수 학생의 그림. 나뭇잎 한 개만 달린 나무.
석현수 학생의 그림. 나뭇잎 한 개만 달린 나무. 새들마을학교

"나무에 나뭇잎 한 개만 달린 나무를 그렸어요. 그리고 옆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는 나뭇잎이다. 살아남기 위해 친구들의 슬픔을 듣지 않았다. 나는 슬픈, 외로운, 나뭇잎이다. 그래서 더 겨울이 춥다.' 공교육은 경쟁 교육이잖아요. 누군가를 누르고 내가 올라가야지 좋은 직업을 얻든 좋은 대학을 가든 그렇게 살도록 현실의 구조가 만들어지죠. 그러나 우리는 그런 구조가 아닌 다 같이 배우고 다 같이 살고 다 같이 생각하는 걸 원합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나무를 그렸어요.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는 나뭇잎이다. 쉽게 날아가는 연약한 나뭇잎. 하지만 모이고 모여 나무라는 큰 배움을 만든다.' 이처럼 나만 살아남기 위해 모두를 떨어뜨리지 않고, 모두가 하나가 되고 공동체가 되어 같은 소망과 같은 믿음과 같은 사랑을 가질 수 있는 큰 넓음과 배움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중학교 3학년 석현수 학생)

 현수 학생은 또 하나의 나무를 그렸다. 연약한 나뭇잎이 모여서 나무라는 큰 배움을 이루는 소망을 담았다.
현수 학생은 또 하나의 나무를 그렸다. 연약한 나뭇잎이 모여서 나무라는 큰 배움을 이루는 소망을 담았다. 새들마을학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새들마을학교 홈페이지(club.cyworld.com/saedeulmaeul)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새들마을학교 #교육문화연구학교 #교육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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