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식도락이란 이런 것 아닐까

첫 숟갈의 여운 끝까지... 특별하고 맛깔난 비빔밥

등록 2014.12.23 11:11수정 2014.12.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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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 재료가 함께 어우러진 비빔밥은 우리들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있다.
천연 재료가 함께 어우러진 비빔밥은 우리들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있다. 조찬현

맛은 추억이다. 음식의 맛은 고향이다. 고향집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차려줬던 밥상의 추억이 이 세상 최고의 맛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으면서 어릴 적 고향의 향수가 아른거리고 어머니의 손맛이 떠오른다면 이건 분명 행복밥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참 오랜만이다 이런 맛을 찾아낸 것은.


맛돌이가 맛 찾아 전국으로 동분서주했건만 바로 우리 동네에 이런 곳(The Cook's 더 쿡스)이 있었다니 아이러니다. 옛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다. 가까이 두고도 여태껏 모른 걸 보면 실로 딱 그 모양새다. 그건 그렇고 이곳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가게인데 손맛이 예사롭지 않다.

인스턴트 음식에 무디어진 원초적인 미각 되살아

  고소하고 촉촉한 계란 노른자에 매실엑기스와 마늘을 가미해 직접 제조한 특제 고추장이 더해져 비빔밥의 풍미가 압권이다.
고소하고 촉촉한 계란 노른자에 매실엑기스와 마늘을 가미해 직접 제조한 특제 고추장이 더해져 비빔밥의 풍미가 압권이다. 조찬현

 첫 숟갈의 여운이 끝까지 이어지는 행복밥상이다.
첫 숟갈의 여운이 끝까지 이어지는 행복밥상이다. 조찬현

전주식 비빔밥을 쓱쓱 비벼내 한술 맛본 순간 그 느낌이 별났다. 첫 숟갈의 여운이 끝까지 이어진다. 밥그릇이 바닥을 드러낸 순간까지 숟가락을 내려놓을 새도 없이 뚝딱 해치웠다. 인스턴트 음식과 화학조미료에 무디어진 원초적인 미각이 되살아났다. 여수의 착한 맛집으로 소개해도 될 듯싶다.

여수 소호동 가는 길의 장성마을 초입 모퉁이에 있는 이곳은 느낌 좋은 곳이다. 실내는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인테리어에 홍대스러운 분위기다. 집에서 사용하던 가구를 배치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더해 한껏 멋을 살렸다. 어린왕자의 그림도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뭘 먹어도 맛있을 거 같은 분위기다.

 어린왕자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어린왕자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조찬현

 느낌 좋은 실내는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인테리어에 편안한 분위기다.
느낌 좋은 실내는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인테리어에 편안한 분위기다.조찬현

전주식 비빔밥이다. 색색의 고운 채소와 쇠고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집 대표(54.이정애)의 오랜 경험과 숱한 노력의 결정체라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애호박과 우리 한우 쇠고기, 표고버섯, 봄동 등 8가지가 한데 어우러졌다. 고소하고 촉촉한 계란 노른자에 매실엑기스와 마늘을 가미해 직접 제조한 특제 고추장이 더해지면 그 풍미가 압권이다.


착하고 행복한 식도락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새콤달콤한 무 피클에 매일 아침 담그는 배추김치도 맛깔나다. 멸치와 표고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내 끓여낸 시래기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역시 음식은 정성이라더니 이런 맛이라면 아마 전주비빔밥도 울고 가겠다.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님들이 음식의 참맛을 알아줄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해요."

 비빔밥 외에도 더국수(5천원), 어묵탕(8천원), 수제손만두(6천원) 등의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비빔밥 외에도 더국수(5천원), 어묵탕(8천원), 수제손만두(6천원) 등의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조찬현

 비빔밥 한 그릇(8천원)에 커피까지 해결되니 참 착한 가격이다.
비빔밥 한 그릇(8천원)에 커피까지 해결되니 참 착한 가격이다. 조찬현

좋은 식재료를 이용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든다는 더 쿡스 대표의 말이다. 비빔밥 외에도 더국수(5천 원), 어묵탕(8천 원), 수제손만두(6천 원) 등의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식후에 마시는 차는 무료다. 셀프로 운영되는 차는 원두커피와 믹스커피는 물론 다양한 국산차까지 준비되어 있다. 비빔밥 한 그릇(8천 원)에 커피까지 해결되니 참 착한 가격이다. 맛있는 비빔밥을 먹은 후에 커피 한 잔 마시노라면 온 몸에 행복한 기운이 깃든다. 착한 식도락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맛돌이의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비빔밥 #더 쿡스 #여수맛집 #맛돌이 #THE C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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