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비서실장 링지화 조사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BBC
시진핑이 주도하는 '부패와의 전쟁'이 후진타오 전 주석까지 손을 뻗쳤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한국시각) 중국 정부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 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공작부장을 부정부패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2기 전국위원회 부주석을 맡고 있는 링 부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링지화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리며 막강한 권력을 과시했지만 2년 전 아들의 페라리 교통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숙청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권력을 물려주고 퇴임하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막후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링지화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앉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사건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온갖 부패로 쌓은 재산을 해외에 은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링지화는 가족과 형제들이 차례로 체포된 데 이어 결국 자신도 날카로운 사정의 칼끝을 피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주변 권력 일망타진... 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 중국 내부에서는 링지화를 비롯해 저우융캉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함께 시진핑 정권에 도전하려는 '4인방'으로 지목됐다.
"호랑이부터 파리까지 모두 잡겠다"며 유례없는 강력한 부패 척결에 나선 시진핑 주석이 불과 2년 만에 부패와 기율위반 혐의 등을 내걸어 이들을 일망타진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저우융캉, 보시라이, 쉬차이허우 등이 체포되자 위기감을 느낀 링지화는 최근 중국 공산당 이론지 <구시>에 시진핑 정권의 민족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기고문까지 올렸으나 끝내 용서를 받지 못했다.
불과 3주 전 시진핑 정권은 '석유왕'으로 불리며 엄청난 권력을 쥐고 있던 저우융캉마저 기율 위반, 직권 남용, 뇌물 수수, 간통, 성매매 등 구체적인 혐의를 적시하며 법정에 세웠다.
저우융캉을 잡아들인 데 이어 곧바로 후진타오 정권의 2인자였던 링지화까지 낙마시키면서 시진핑 정권이 노리는 다음 인물이 후진타오 전 주석이 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정권이 후진타오 세력을 척결한 뒤 장쩌민 전 주석 세력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장쩌민 전 주석의 여동생 장쩌후이 전 중국임업과학연구원장의 사위, 니파커 전 안후이성 부성장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이 부패 척결을 통해 과감하고 빠르게 권력 교체를 추진하고 여론의 지지까지 얻으면서 '시황제'로 불리는 시진핑 주석의 '1인 권력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시진핑 천하' 중국, 후진타오 '복심' 링지화 숙청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