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선물로 꾸며지는 단원고 교실 풍경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오후, 텅 빈 단원고 2학년 8반 희생학생들 책상 위에는 털실로 직접 만든 묵주가 책상마다 하나씩 놓여 있었다. "엄청난 추위를 겪었을 아이들이, 이렇게라도 엄마의 따뜻한 품을 느꼈으면 해서" 한 천주교 신자가 놓고 간 성탄 선물이었다.
이호진씨 제공
4월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오후, 텅 빈 단원고 2학년 8반 희생 학생들 책상 위에 털실로 직접 만든 묵주가 책상마다 하나씩 놓였다. 한 천주교 신자가 "엄청난 추위를 겪었을 아이들이, 이렇게라도 엄마의 따뜻한 품을 느꼈으면 해서"라며 놓고 간 성탄절 선물이었다.
선물을 놓고 간 '산타'는 서울 광진구 광진동에 사는 마리아(세례명)씨다. 천주교 신자인 그는 희생 학생들을 위해 며칠 전부터 '털실 묵주' 30개를 일일이 만들었다. 그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기도하면서, 아이들이 (참사)과정에서 엄청난 추위에 떨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겨울에 보통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털장갑과 목도리를 사주지 않나, (희생)학생들도 따뜻한 엄마 품을 느꼈으면 해서 털실로 엮었다"라고 말했다.
마리아씨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 이승현군(단원고 2-8)을 잃은 이호진씨의 페이스북 친구이기도 하다. 마리아씨는 "묵주가 둥근 실타래 모양인데, 실타래 같이 아직 풀리지 못한 세월호 문제들이 해결되길 바라며 만들었다"며 이 날 단원고를 찾아가 정성스레 포장한 털실 묵주를 직접 놓고 왔다. 여기에는 이씨의 큰딸 이아름(25)양도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