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5시 18분께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현장에서 가스가 누출돼 작업 근로자 3명이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사진은 신고리원전 3호기 전경.
연합뉴스
지난 9일 악성코드에 의한 감염을 인지하기 전 언제부터, 어디서, 누가, 어떻게 공격이 시작됐으며, 무슨 문제가 발생했는지, 해커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자료가 유출됐고, 자료가 위·변조돼 다시 심어졌는지, 내부 제어망이 찾아내지 못하는 악성코드가 심어져서 앞으로 문제는 없을지, 누구도 제대로 설명하고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언제 다시 사이버 공격이 재발해서 원전 가동을 불안하게 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인데, 지난 25일 치 한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변명만 내놨다.
내·외부 전산망을 분리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보안 구조일 뿐이다. 내·외부 전산망 분리한 금융사도 이미 해킹당해 고객정보가 털린 게 지난해였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원전에는 사이버 보안 인력 3명으로 23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23기 원전은 프라마톰, 웨스팅하우스, AECL, 한국형 등 제작사별로 다양한 디자인이다.
이들 다양한 원전이 어떤 사이버 공격에 어떻게 오작동할지 세 명의 인력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원자력계의 전형적인 오만함과 안전불감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황이다.
노동자들의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의 발로다. 지난 1월 한빛원전 잠수사 2명 사망, 9월 월성 3호기 잠수사 1명 사망, 한울원전 감압장치 없는 수소충전으로 잦은 폭발사고, 증기발생기 누설사고에 밸브잠금 오류로 11억 베크렐의 대량 방사성물질 대기로 방출 등 2014년에는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파손 추락사고는 5년 동안 은폐돼 있었다. 사용후 핵연료 파손 추락 사고로 방사성물질 유출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최소한 백색비상 대상이었지만 한수원은 규제기관에 보고하지도 않았고, 원전 가동을 중단하지도 않았다.
또 노동자에게 개인선량계 없이 위험한 작업을 강행하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신고리 3호기 가스 질식 3명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 가동시간 늘리기 위해 안전점검 기간 단축하고 공사기간 줄이면서 안전에는 소홀한 정부 당국과 사업자인 한수원의 합작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돈을 벌겠다고 노동자는 물론 국민들까지 원전 사고 불안 속에 몰아넣는 게 바로 정부 당국과 한수원이다.
전기 남는 상황에서 신규원전·노후원전 가동 추진정부와 한수원은 핵발전소를 대폭 늘리는 계획을 세우면서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규원전 짓고 수명끝난 노후원전 계속 가동하고 UAE에 수출한 원전 짓느라 바쁘다.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싫다는데 '전기가 모자르다'고 협박하며 수백만 명의 인구가 밀집한 곳에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핵폐기장 단지를 만들고도 계속 원전 건설하는 중이다.
그런데, 올 겨울 한파로 인한 전기난방 급증으로 역대 최대 전력소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에 원전 10기 분량의 전기는 예비로 남았다. 수명끝난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로 치면 20개 원전 분량이다. 최대전력소비가 아닌 평소 때라면 40개가 남는 상황이다.
신규원전 그리고 수명이 끝난 노후원전 가동은 우리 삶에 필수적인 게 아니다.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원전을 멈출 때는 멈추고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원자력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은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할 자격이 없음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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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
전'핵없는사회를위한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월성원전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민간검증위원.
대한민국의 원전제로 석탄제로,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기자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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