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주민, 한전의 농성장 단전 통보에 격앙

한전 "화재, 누전사고 예방 차원"... 대책위 "비인도적, 유치한 협박"

등록 2014.12.30 14:25수정 2014.12.3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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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엄동설한에 송전탑 아래에서 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가 '전기를 끊겠다'고 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지난 26일부터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115번 송철탑' 아래에서 '시험 송전'에 반대하며 천막농성하고 있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마무리한 한전은 지난 28일 시험송전했다.

주민들은 송전선로 아래에서 천막 2개를 설치해 놓고 농성하고 있다. 주민들은 송전탑 옆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전기를 끌어다 전기장판 사용 등에 쓰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주민들의 농성장에 공급되던 전기를 끊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컨테이너에 설치되어 있는 전기단자함을 지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주민들의 농성장에 공급되던 전기를 끊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컨테이너에 설치되어 있는 전기단자함을 지키고 있다.이계삼

한전 남부건설처 밀양건설실은 30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공문을 보내 '전기 공급 중지'를 통보했다. 한전은 "화재와 누전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고자 한다"며 "12월 30일 오후 1시 이후 전기 공급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한전의 단전 통보에 주민들은 격앙돼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한전이 단전 조치를 못하도록 하기 위해 컨테이너 전기단자함 앞을 지키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한전 측이 농성장에 공급되는 전기를 끊겠다고 통보해왔다"며 "대책위 측에서는 계량기에 측정된 사용량 만큼 요금을 부담하겠다고 하였으나, '겨울철 화재 및 누전 사고 예방'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를 들며 강행할 태세"라고 밝혔다.

이들은 "혹한의 날씨에 고령의 주민들이 전기장판에 의지하여 겨우 몸을 데우는 야외 농성장에 전기를 끊겠다는 비인도적이고도 실로 유치한 협박에 주민들은 격앙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집회신고가 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집회에 대해 한전이 보여주는 어처구니없는 조치를 즉각 취소하고, 주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단전 시 발생할 물리적 충돌에 대한 모든 책임은 한전 측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주민들의 농성장에 공급되던 전기를 끊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컨테이너에 설치되어 있는 전기단자함을 지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상동면 고정리 과수원에 있는 주민들의 농성장에 공급되던 전기를 끊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컨테이너에 설치되어 있는 전기단자함을 지키고 있다.이계삼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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