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파이넨셜센터 앞 광고탑 위에서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강성덕씨와 임정균씨의 모습.
이희훈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청인 씨앤앰사측과 협력업체 대표, 노조가 농성자들의 요구사항인 해고자 전원 복직에 잠정 합의했기 때문이다.
30일 민주노총 산하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지부에 따르면 노조와 협력업체 대표, 씨앤앰사측은 해고자 복직과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한 고용 승계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는 109명의 해고노동자 가운데 이직·전직자를 제외한 83명을 복직시키고 신설 법인을 통해 고용한다는 방안이 담겨 있다. 신규 법인은 83명의 원 근무지역과 주거지 등을 배려해 경기도 동두천·고양, 서울 마포 등 3곳에 거점영업소를 두고, 영업 상황과 업무 등을 고려해 추후 추가로 거점영업소 설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신규 법인의 조기 정착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되, 구체적인 지원방안과 규모 등에 대해서는 별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원청과 협력업체 계약해지와 폐업 등의 상황에서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노조는 31일 오전 조합원 총회를 통해 잠정 합의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옆 광고 전광판에서 농성중인 임정균·강성덕씨가 땅을 밝게 된다. 이후 이들은 오후 3시 30분에 전광판에서 내려온 뒤 '승리 보고 대회'에 참석한다.
계약 만료 등을 이유로 해고된 씨앤앰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7월부터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지난달 12일에는 임씨와 강씨가 프레스센터 옆 광고 전광판에 올랐다. 31일이 되면 50일째 농성을 맞는다.
고공농성자 "시민, 노동자들의 연대가 힘 됐다" 임씨는 잠정 합의안 도출 소식이 전해진 뒤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일반 시민과 동료 노동자, 정치권 등의 연대가 가장 큰 힘"이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연대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임씨는 "내려가게 되면 가장 가까운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을 방문하고 싶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이 보내준 연대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씨앤앰 노사 간의 극적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을지로위는 논평을 통해 "무엇보다 50일간 고공농성을 한 두 분이 무사히 내려올 수 있게 됐다"며 "176일 간의 노숙농성 중이던 노동자들이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밝혔다.
이들은 "씨앤앰 노사 간에 어렵게 일궈낸 합의가 향후 성실히 이행돼 노사 상생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며 "또 오늘의 합의가 이윤 만능의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려 사람이 먼저인 사회로 나아가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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