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비상시국농성 참가자들이 비닐을 덮고 자고 있다광화문광장 비상시국농성 참가자들이 비닐만 덮은 채 취침을 준비하고 있다.
조석원
2014년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꼬박 2주년이 되는 날, 통합진보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강제해산되었다. 그뿐인가? 봄날 일어난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작은 진실 하나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고, 어렵사리 마련한 특별법 진상조사위조차 부적격한 정권의 하수인들로 채우고 있다. 박근혜 정권 2년 동안 국정원 불법선거개입, 그리고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사건으로 아무런 국정이 농락되었다는 의혹의 눈보라가 온 세상을 뒤엎었다.
평범한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씨와 통일운동가 황선씨의 북한여행기를 이야기한 통일토크콘서트에 대해 종편 등은 온통 왜곡허위보도로 '종북몰이'를 했다. 급기야 극우 사이트에 빠진 청소년이 사제폭탄테러를 자행해 2명이 큰 화상을 입기까지 했다. 여기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이른바 "종북콘서트"라며 친히 종북몰이에 가세했다.
담배 값은 오르고, 노동자들은 차디찬 바닥에 구르며, 높은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고공농성장으로 오르고 또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민주주의도, 민생도, 평화통일도, 국민의 주권도 내팽겨쳐버린 '비열한 거리'가 2014년의 끝을 장식하고 있는 셈이다.
한겨울을 추운 바닥에서, 굴뚝 꼭대기에서 지내는 이들의 이야기…. 정말 해산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정권이 해산시킨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와 통일을 되찾으려면 오히려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를 훼손한 박근혜 정권이 해산해야 한다.
박근혜 때문에 농성장 청년들은 2014년의 끝을, 2015년의 시작을 아마도 차디찬 광화문광장 맨바닥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 "그래, 박근혜 너 때문에 밖에서 잔다"는 사람들. 2014년 마지막 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밖에서 자는 모든 이들이여! 부디 건강하게 싸우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