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화천 산천어축제. 오는 1월10일부터 2월1일까지 열린다.
신광태
매년 1월이면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천 둔치에는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산천어를 잡기 위해서다. 3만5천여 평 규모의 얼음위에는 1만5천개의 홀(구멍)이 만들어진다. 산천어 낚시를 위해 축제 조직위원회에서 뚫어 놓은 구멍이다. 처음엔 '얼음을 뚫는 것도 체험이다'라는 취지로 (얼음을 뚫는) 끌만 비치해 두었었다. 그러다보니 크고 작은 얼음구멍이 촘촘히 만들져 안전문제로 비화됐다. 이후 조직위에서는 축제 전 일정 간격으로 산천어 낚시를 위한 얼음구멍을 뚫는다.
2011년, 미국 CNN은 산천어축제에 대해 세계 겨울철 '세계7대불가사의(7 wonders of winter)'로 선정했다. 캐나다의 오로라, 얼음에 갇힌 세인트 피터스버그, 스웨덴의 순록 대이동, 이탈리아의 가라앉은 종,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끓는 물, 눈으로 덮인 런던 등, 화천 산천어축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누가 봐도 불가사의 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얼음 위에서 수만 명이 낚시를 하고 추운 겨울날 얼음 속에서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는 산천어축제에 대해 CNN은 신비감을 넘어 불가사의란 표현을 했다.
그 영향 때문일까, CNN보도 이후 화천 산천어축제장엔 매년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2015년 축제(1월10일~2월1일)를 앞둔 현재, 외국인 관광객 예약자수는 이미 5000명을 넘어섰다.
"글로벌 축제 지향은 계절적 차별화가 필수다."여름축제를 하면서 고온다습한 나라를 대상으로 한다면 실패라는 최문순 화천군수의 말이다. 산천어축제와 같은 겨울축제의 홍보 타깃은 동남아 등 더운 나라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천군은 2009년부터 동남아 공략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싱가폴, 대만, 홍콩, 중국(남쪽지방), 태국이 대상국이었다. 그들에겐 강원도 추위자체가 상품이라 여겼다. 마케팅 전략은 주효했다. 수백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메이저급 여행사에서 독점계약을 제의하기도 했다.
화천엔 산천어가 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