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06년부터 마산 육호광장 옆에 있는 '은상이샘'의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윤성효
이은상과 관련한 기념물은 또 있다. 마산 육호광장 옆에 있는 '은상이 샘'이다. 이 샘은 지금의 자리에서 20m 떨어진 곳에 있다가 도시개발로 1999년 6월 옮겨 놓았던 것이다.
옛 마산시가 세운 표지석에는 "민족시인 노산 이은상 선생을 기리고 시민의 얼과 정서를 해맑게 하기 위하여 생명의 젖줄 은상이샘을 이 자리에 옮겨 복원합니다"고 되어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06년부터 은상이샘의 철거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한때 3·15의거 기념일 때마다 이곳에서 '은상이샘 철거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영만 전 열린사회희망연대 대표는 "이은상 추종자들은 주민들이 이 우물을 '은상이샘'이라 불렀다고 주장하지만 '은상이'를 '이은상'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지역에서는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나오는 샘을 통칭 '은새미'라 하고, 경상도 발음으로 샘을 '새미'라고 말하는데, 이 샘은 '은상이샘'이 아니라 '은새미'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창원시는 옛 마산 상남동(현 노산동)의 도시재생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은상의 작품을 주제로 한 골목길 테마조성사업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창원시는 이 사업 계획을 아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창원시의원 등을 통해 확인이 되고 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 6월항쟁정신계승사업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등 관계자들은 13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이은상을 두고 문화관광자원이니 문화콘텐츠니 하는 말은 하지 마라"며 "그는 관광상품으로서의 매력도 가치도 이미 상실했다"고 밝혔다.
현재 창원시는 '마산문학관' 명칭을 '노산문학관'으로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골목길 테마조성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이은상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갈 경우 논란이 될 수도 있다.
김영만 전 대표는 "'은상이샘'처럼 조작·왜곡해서 전설을 만들 수도 있고, 친독재 인물을 미화할 수도 있는데, 창원시의 골목길 테마조성사업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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