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 부산 사하구 등 일부 지역의 18대 대선 개표상황표가 대선이 끝난 이후 수정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 아고라 경제토론방에서 활동하는 필명 '회오리'는 2014년 5월 22일 게시한 글에서 충남 부여와 부산 사하구의 대선 개표상황표가 대선 이후에 수정되었음을 알리며 의혹을 제기했다.
18대 대선이 끝난 뒤 시민 민경석씨는 2013년 3월초 전국의 개표상황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앙선관위)로부터 정보공개 청구로 받아 몇몇 지인과 인터넷 카페에 공유하였다. 이 사실을 모른 채 '회오리'는 대선과 기초의회 보궐선거가 같이 치러진 일부 지역들의 개표상황표를 청구해 2013년 5월에 자료를 받았다. 그는 2014년 5월께에야 민씨가 받은 자료를 입수하여 기초의회 보선이 치러진 지역들의 개표상황표를 대조해 보았다. 그 결과 부여와 사하구의 개표상황표 몇 장이 수정되었음을 발견해 이 사실을 다음 아고라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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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틀린 부여의 보선 개표상황표 제목이 18대 대선을 나온 부여의 기초의회 보선 개표상황표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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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된 개표상황표 수정된 부여의 개표상황표 ⓒ 정병진
수정된 부여군선관위의 개표상황표에는 수정자의 날인이 돼 있었다. 날인의 당사자인 선관위 관계자는 "대선이 끝난 뒤 대선과 기초의회 보선용 <잘못 투입·구분된 개표상황표> 3장이 서로 뒤바뀌었음을 알고 제목을 고쳤다"고 하였다. "명백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오탈자 수정'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다"며 양해를 구하였다.
부산사하구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 이후 개표상황표 수정은 원칙적으론 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도 "직무를 잘해 보려는 생각에" 시간상 문제가 있는 개표상황표의 위원장 공표시각을 수정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적인 문제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잘못됐으니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런 수정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문의하자 중앙선관위 선거과는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관리규칙상 문서의 삭제와 수정의 규정(제13조 문서의 수정)에 따라 명백한 오류는 바로잡을 수 있다"고 답했다. 즉 공문서를 새로 생산하는 경우가 아니고 오탈자 같은 단순 오류를 고치는 것 정도는 담당 직원이 선관위 훈령에 따라 수정해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개표상황표는 개표결과를 확정짓는 공문서인데, 선거 끝난 뒤 선관위 직원들이 오류를 바로잡는다는 이유로 참관인도 없이 함부로 수정하면 사후 개표조작 논란이 일 수 있지 않겠냐"는 지적에 "일리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불필요한 의혹과 논란이 일지 않도록 선거 끝난 뒤 이루어지는 개표상황표 수정 요령에 관한 지침을 사무편람 등에 명시하는 게 가능한지도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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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하구 개표상황표 수정전 사하구 기초의회 보선 개표상황표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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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된 사하구 개표상황표 투표지분류기 개시보다 빠른 위원장 공표시각이 수정돼 있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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