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현관 앞에는 "당당한 경남시대"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윤성효
홍 지사는 안상수 창원시장과도 충돌하고 있다. 홍 지사와 안 시장은 '개 소송 다툼'을 벌였을 정도로 앙숙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출신인 두 사람은 1996년 15대 총선 때 함께 초선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2010년 7월 당대표 경선 과정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경선 이후에도 자주 충돌했다. 안 시장이 홍 지사보다 8살 많다.
이번에는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안 시장이 새해 들어 광역시 승격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하자, 홍 지사가 지난 7일 "결국 경남도를 없애는 행정체계 개편을 단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광역시든 무엇이든 의미가 없게 된다"며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시장은 그 다음 날 "홍 지사가 창원광역시 승격에 부정적인 것은 이해가 되지만, 울산이 광역시가 될 때도 경남도는 반대했다"면서 "창원도 울산처럼 경남도에서 반대해도 (광역시) 승격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과도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진주를 방문했던 홍 지사는 박대출(진주갑)·김재경(진주을) 의원을 비난했고, 다음 날 두 국회의원은 보도자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홍 지사가 두 국회의원을 비난했던 것은 남부내륙철도와 진주의료원·서부청사 때문이다.
홍 지사는 이들 국회의원들에 대해 "도에서 여는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거나 "도움이 안 되고 도움을 받아 본 적도 없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훼방을 놓아서는 안 된다", "말이 안 되는 엉뚱한 주장을 해선 안 된다"는 말을 했다.
두 국회의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통해 홍 지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것. 김재경 의원은 홍 지사를 향해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또 남부내륙철도와 관련해, 김 의원은 "그 책임을 의견을 달리하는 국회의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거나 "국가철도망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한 것", "홍 지사가 곡해하는 것"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박대출 의원은 "홍 지사의 주장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는 어불성설"이라며 "저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주장한 적이 없다, 진주에 공공 의료기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진주의료원은 이미 폐업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부청사 조기 개청을 위해 옛 진주의료원 부지를 활용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으며,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경남 출신 15명의 국회의원들도 홍 지사에게 발끈하고 나섰다. 의원들은 지난 13일 '경남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홍 지사의 발언은 경남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경남도지사와 국회의원들 간 합의를 저해하고 지역 갈등과 분열을 초래, 도민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경남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온갖 충돌, 홍 지사의 대권 도전에 이득일까 아닐까홍 지사는 지난 7일 "새해부터 천천히 대권 준비를 하겠다"고 말해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지방선거가 끝난 지 6개월 만에, 아직 임기가 3년 이상 남았는데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야권은 물론, 경남도교육감뿐만 아니라 같은 당 소속 시장·국회의원과 충돌하는 모습이 홍 지사의 대권 가도에 이득이 될까 안 될까.
조유묵 마산창원진해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사회에 온갖 갈등이 없을 수야 없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이라면 지역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조정·관리해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며 "그런데 홍 지사는 그런 덕목은 차치하고라도, 오히려 갈등을 양산시키는 당사자가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 12월 보궐선거 뒤 홍 지사는 온갖 갈등을 양산하며 그 중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문제를 확대시켜 왔다"며 "기본적으로 자치단체장이 갖추어야 할 리더십 차원에서 큰 문제가 있다, 대권 도전이나 정치를 떠나서 지방자치단체장이 갈등의 중심에 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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