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현의 CC Collect는 지난해 9월 5일을 마감일자로 낸 막내 디자이너를 구한다는 공고의 담당업무 상세조건에 특정신체 사이즈를 제시했다.
(주)대현 CC Collect
지난해 8월 게재된 (주)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컷' 디자이너 구인 공고는 '아르바이트가 아닌 채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이력서에 사진과 사이즈를 꼭 기재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대현의 CC Collect는 지난해 9월 5일을 마감일자로 낸 막내 디자이너를 구한다는 공고의 담당업무 상세조건에 '어깨넓이 14 1/2″, 가슴둘레 33″, 키 164~168cm' 등 특정신체 사이즈를 제시했다. 이밖에 (주)더베이직하우스, (주)동광인터내셔널, (주)이랜드 enc 등이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또한 채용면접 과정에서 일부 패션업체들은 "00씨는 골반 뼈 좀 깎고 와야 되겠어요", "살이 그렇게 쪄서 되겠냐"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한 취업 희망자는 "키가 너무 크거나 작아도 안 되고, 너무 마르거나 뚱뚱해도 안 된다"면서 "각 브랜드마다 원하는 사이즈가 다 다르다보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근로계약서 미작성, 갑작스러운 부당해고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배트맨D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브이 포 벤데타' 가면을 쓰고 나왔다. 그는 가면을 쓴 이유에 대해 "착취당하고 고통당하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당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면의 상징인 공평함과 정의가 패션노조의 기치와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나치는 청년들... 중·장년층이 더 관심 보여 이날 기자회견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사람들은 청년층보다 중·장년층이 많았다. 그들은 취재진들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패션노조 등이 만든 현수막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37세의 한 남성은 "힘없는 사람은 무시당하고, 힘 있는 사람만 마음대로 휘두르는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실력으로 사람을 뽑는 사회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사진작가 배병수(64)씨는 "패션뿐만 아니라 음악계, 영화계 등 예술계통 대부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몇 억 원대의 돈을 버는 한두 사람에 가려진 사람들이 대우받아야 한다"면서 "이런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이슈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0세의 한 남성은 "열정페이 같은 문제가 비단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중·장년층도 그런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전반의 문제적인 구조는 바꿔야 한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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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하려면 골반뼈 좀 깎고 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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