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을 넘긴 나이에도 배낭을 메고 여행을 다니는 J선생님
최오균
나는 세 여인을 인솔하고 카카르비타를 출발하여 네팔 국경을 통과했다. 아내와 J 선생님, 그리고 H박사, 모두가 육십을 훌쩍 넘은 중년(좋게 봐줘서 중년) 여성들이다. 그러나 모두 인도와 네팔을 몇 번씩 와본 경험이 있는 여행의 고수들이다.
그 중에서 J선생님은 칠십을 넘긴 노인이다. 그런데도 아직 그녀는 배낭을 메고 세계 오지여행을 다니고 있는 배낭족이다. 2012년에도 나와 함께 다르질링, 시킴, 부탄 배낭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번에 내가 인도 라자스탄을 간다고 하니 따라 나선 것이다.
"찰라님이 가시는 여행지라면 지옥까지라도 따라가겠어요."뭐? 내가 가는 여행길이라면 지옥까지 따라가겠다고? 서울 인도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지문을 찍으며 그녀가 한 말이다. 나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 일단 마음이 편하다나. 티케팅, 숙소, 여행 가이드까지 해주고, 이것 챙겨주고, 사진은 물론 여행후기까지 서비스를 해준다나?
하긴 그렇다. 나는 모든 여행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한다. 그리고 여행 후기를 블로그에 반드시 올린다. 여행에도 경영학처럼 Plan, Do, See(여행 일정을 설계하고, 여행을 실행하며, 모니터링을 한다)가 있다. 이렇게 스스로 계획을 하고 실행하며, 여행후기를 쓰고 나면, 눈을 감고 있어도 그 여행지에 대한 추억이 활동사진처럼 생생하게 고스란히 기억된다.
J 선생님과는 15년 전부터 함께 네팔을 드나들기 시작하여 여러 차례 배낭여행을 다닌 적이 있다. 나에게서 처음으로 배낭여행 전수를 받은 그녀는 이제 세계 어떤 오지도 거침없이 배낭을 메고 홀로 여행을 다니고 있다. 그녀는 이 사부를 초월해서 나보다 더 오지 배낭여행을 잘 다니고 있다. 세상 모든 일은 제자가 사부를 잡아먹는다고 하지 않던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