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협 등 조합장 선거... 불법·부정행위로 시끄러워

등록 2015.02.01 14:51

수정 2015.02.01 14:51

요즘 지역농협·축협·수협·산림조합이 시끄럽다. 오는 3월 11일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곳곳에서 불법선거·부정행위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합장 선거 관련 업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맡아서 하고 있다. 후보자 등록은 오는 2월 24~25일이고, 선거운동기간은 2월 26일부터 3월 11일까지, 투표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3월 1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루어진다.

경남의 경우 농·축협 138곳, 수협 16곳, 산림조합 17곳으로 총 171곳이다. 선거운동은 후보 본인만 할 수 있다.

거액 돈 건넨 혐의로 2명이 구속기소되기도

선거가 코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불법시비가 계속 발생하고, 구속자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고성에서는 한 조합장 선거 출마예상자 등 2명이 후보로 출마할 것이 예상되는 사람에게 출마하지 말 것을 부탁하며 거액의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었다.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은 지난 1월 30일 고성군의원을 지낸 A씨와 한 축협 조합원 B씨를 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A씨는 축협 조합장 선거 출마 예상자 C씨한테 출마하지 않는 조건으로 2억 원을 주기로 하고, 지난 1월 23일 B씨를 통해 현금 5000만 원을 먼저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C씨가 검찰에 신고하면서 적발되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말 창원 한 지역농협 지점장 출신 등 2명이 해당 농협 조합장과 상임이사를 배임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접수하고, 담당 경찰서에 지시해 조사하도록 했다. 이 지역농협은 현재 조합장 선거 출마자가 2명으로 예상되며, 내부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 한 지역농협에서도 부정시비가 일어나고 있다. 한 농협 조합원 5명은 2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합장 부정행위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조합장 선거 부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 말까지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총 19건 22명에 대해 수사해 처리했거나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유형별로 보면 금품·향응 제공 혐의 11건 12명, 사전선거운동 혐의 5건 7명,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3건 3명 등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한 지역농협의 조합장 출마예상자가 조합원한테 50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포함해 2건에 대해서는 검찰에 송치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역 23개 경찰서를 포함해 총 24개팀 123명의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가동하고 있다.

선관위 단속 활동 강화 ... 이미 3건 고발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29일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대강당에서 공정선거지원단 발대식을 가졌다.경남선거관리위원회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도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남선관위는 지난 1월 26일까지 17건을 적발해, 고발 3건, 수사의뢰 2건, 경고 12건이라고 밝혔다.

한 입후보 예정자는 지난해 10월 26일 한 초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참석해 10만원을 기부하고, 또 한 입후보 예정자는 지난해 12월 31일 이사 퇴임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출마 예정과 지지를 바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입후보 예정자는 지난해 7~12월 사이 조합원들에게 전화와 호별방문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선관위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선관위는 "돈선거 등 중대선거범죄를 신고한 사람은 최고 1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그 신분은 법에 따라 철저히 보장하며, 금품·향응을 받은 사람은 가액의 최고 50배(3000만원 한도)까지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고 밝혔다.

경남선관위는 지난달 29일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대강당에서 '공정선거지원단 발대식'을 열었다. 선관위는 "돈 선거 발생 우려지역에 대한 특별관리 지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광역조사팀 집중 투입 등 강력한 단속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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