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 그리고 방해꾼새누리당은 최근 정윤회 문건 파문과 정부 정책의 혼선으로 발생한 지지층 이탈을 막고자 혁신의 일환으로 비박계 유승민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같은 날 새정치연합은 TV토론회에서 계파 갈등의 온상을 드러내며 당대표 후보자조차 '저질 토론'이라고 말하는 촌극을 빚었다. 어느 정도 지도부와의 위계질서가 형성돼 있는 새누리당은 당내선거 이후 일정 수준의 교통정리가 이뤄지지만, 계파 연합의 과두체제인 새정치연합은 계파 갈등이 일상적이라는 평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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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 역시 계파에 따른 과두체제로 공천 갈등을 원만히 조율하기 힘든 구조였다. 게다가 시민사회단체와의 통합으로 연합 정당 구도가 되면서 공천 갈등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공천 파문, 계파 갈등을 대비하지 못했다. 광주 동구에서는 경선 과정에서 사상자까지 발생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었다. 심지어 선대위가 출범하는 날 당 최고위원(박영선 의원)이 공천 과정을 비판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선대위 명단에 포함됐던 당내 핵심 인사(손학규 전 대표)는 선대위 불참을 선언했다. 선대위가 출범했지만, 공천 갈등은 마무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공천 혁신의 성과를 거둔 쪽은 새누리당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계파 갈등의 당사자들도 이 같은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토론회에서 "친노, 비노가 평소에는 얘기되지 않는다. 우리가 당내선거를 치르면 이것(계파)이 우리 스스로를 분열시키고 공격하는 그런 프레임으로 증폭된다"고 진단했다.
물론 이렇게 '계파 갈등'이라는 큰 틀로 뭉뚱그려 비판하는 것은 자칫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게 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과 문제의식을 마냥 외면하기는 어렵다. 새정치연합은 야당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을 뿐만 아니라 1년밖에 남지 않은 총선을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난 2일 토론회에서와 같은 계파 간 충돌 자체가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앞으로 당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토론회에서 보였던 19대 총선 패배의 그림자같은 자리에서 이인영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룰 논쟁을 지루하게 해가지고 국민들에게 실망 끼쳐 드릴 거면 저는 이 자리에서 퇴장하는 게 옳다. (중략) 이제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시고 민생과 혁신을 이야기하는 전대를 하도록 해주시던가 아니면 전 이 자리에서 나가겠다." 그러나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민생에 관해서는 소득 주도 성장을 하겠다는 등의 짧은 설명 몇 마디가 전부였다.
새누리당은 혁신(이미지)을 선택했다. 유승민-원유철 조가 선출되자 "청와대 눈치만 살피는 여당이 아닌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길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 (심상정 의원 트위터)라는 평가가 나왔다. 친노, 비노, 486 각 계파가 포지셔닝에만 몰두했던 토론회의 잔상에서 19대 총선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19대 총선 결과는 새누리당 152석, 민주당 127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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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토론회서 드러난 19대 총선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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