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강사도시농업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김종현
몇 년 전, 2년 과정으로 어느 복지관에서 텃밭프로그램을 운영하던 때였다.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었다.
"선생님, 감사를 받았는데 강사비가 너무 비싸다고 반으로 줄이라고 합니다.""왜요? 작년과 똑같은데... 무슨 이유로 깎으라는 거죠.""아 그게..., 잘 모르겠지만, 그쪽에서는 너무 비싸다고 보는 것 같아요." 처음 계약할 때에 사업비를 보조해 주는 기관에서 정한 기준이라고 했었다. 인제 와서 줄이라니 잘 이해가 안 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지급한 강사비에서 절반을 다시 회수한다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담당자는 매우 미안해했다. 복지관에서는 지급한 강사비를 다시 돌려받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돌려주는 것은 없던 것으로 되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강사비는 "절반만 지급하는 것에 동의해 줄 수 있느냐"고 했다. 복지관을 탓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괜찮다"고 했다. 그런 일로 진행중인 프로그램을 그만두겠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강사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자존심이 상했지만,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마도 감사에서 나에 대한 이력서를 확인하면서 학력에 비해 강사비가 비싸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을 했었다.
학력에 따라서 강사비 차등지급 기관마다 각각 양식에 따라 이력서를 제출한다. 내가 하는 강의는 학력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일이라서 학력란은 비워놓고, 경력 위주로 작성한다. 꼭 학력을 넣어야 한다는 기관에만 사실대로 적어냈다.
정부조직의 산하기관인 OO센터 서너 곳에 몇 년째 강의를 다니고 있다. 작년에는 다른 지역에서 처음으로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양식에 맞춰서 이력서를 보냈고, 강의를 며칠 앞둔 날에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강사비 책정하고 있는데 이력서에 '학위'가 없다며 "진짜"냐고 물었다.
그렇다면 "내부규정에 따라 시급으로 계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순간,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확 올라왔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운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