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가톨릭대학교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구은모
대신학교는 학부 4년과 대학원 3년 등 총 7년 과정이다. 학부 2년을 마치고 동기들이 동시에 군복무를 한다. 여기에 예비신학생 과정을 더하면 통상 10년이 걸리는 과정이다. 신학교에서 1~2학년은 주로 교양과 신학·철학·성경의 입문과정을 학습하며, 3~4학년은 신학 전반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대학원에서는 사제직무수행에 필요한 학문적·사목적 자질을 갖추게 된다.
단절과 묵상에 익숙해지는 시간 대신학교 1학년은 많은 것에서 단절된다. 인터넷, 전화, 외출은 물론 매점이용도 불가능하다. 학부 1학년과 대학원 1학년은 각각 '영성의 해'와 '영성심화의 해'로 삼아 다른 학년보다 좀 더 차단된 채 영성생활에 집중하도록 돼 있다. 신학생들은 대부분 교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일정한 시간표에 따라 함께 움직인다.
일과는 오전 6시에 시작된다. 아침기도와 묵상을 마치면 7시부터 미사가 열린다. 미사가 끝나면 8시부터 아침식사를 하는데 식사시간에는 매번 식탁공동체가 운영된다. 식탁공동체는 식탁 하나에 신부와 신학생 6명이 골고루 섞어 앉아 각종 예절교육을 받고 대화하는 장을 말한다. 식탁공동체는 2주에 한 번씩 구성원이 달라진다.
9시부터는 오전강의가 시작된다. 신학교의 성적은 절대평가라 학생들끼리 경쟁을 하지 않는다. 신학생들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꼬덱스(Codex)'라고 불리는 일종의 모범답안을 만들어 돌려보기도 한다. 성적에 따라 처우가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재시험과 학생처장경고, 총장경고 등으로 엄격하게 성적관리를 한다.
오후수업을 마치면 저녁기도와 식사를 하고 7시부터는 묵주기도가 시작된다. 묵주기도는 묵주알을 굴리면서 예수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행적을 묵상하는 기도로 '로사리오(rosario)'라고 부른다. 묵주기도를 마치면 다음날 아침식사기도 전까지 '대침묵'이 이어진다. '대침묵'은 가톨릭에서 주님을 만나는 시간으로 여겨 철저히 침묵을 지키는 시간이다. 묵주기도 후에는 다 같이 끝기도와 묵상기도를 드리고 두 시간 가량 개인공부를 한 뒤 밤 11시에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