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의 '광야'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광야를 표현하기 위해 몇날 며칠을 서로 고민하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특히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은 옷을 벗기기로 했고 중요 부위는 안장으로 가리면서 한시름 놓았다고 그림이 나오기까지를 설명해주었다. 눈내리는 장면과 강이 흘러가는 모습 그리고 뒷쪽의 마을은 그림설명과 함께 그 자리에서 바로 그려졌다.
송태원
이 교사는 자신이 거쳐 온 학교를 이야기했다. "대양중, 대양공고 아이들은 이제 같이 늙어가는 평생 동무"라고 했고, 성모여고에선 울먹이기 시작하였다. 전교협 부위원장으로 전교조 결성에 맨 앞에 있었고 교단을 쫓겨날 때가 성모여고였다.
선생님은 쫓겨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아이들 속에 사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그래도 잘 할 수 있고 잘 하고 싶은 게 선생 노릇이라는 것을. 그래서 성모여고 생각만 하면 애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미안하다고"라고 했다. 이제는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된 제자들이 지은 시로 만든 노래를 불렀다.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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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여고 졸업생들 이상석 선생님의 성모여고 제자가 지은 시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송태원
이상석 교사의 마지막 수업은 끝났다. 10분간 휴식이 있었다. 2부는 황금성님의 여는 노래를 시작으로 신도고, 양운고, 경남공고, 대양중, 성모여고, 중앙고 제자들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아직은 젊은 시절 선생님이 만들었다는 구호 "내 사랑 한반도여, 전교조로 물결쳐라!"가 이루어진 세상은 아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넓은 품으로 제자들, 후배 교사들과 친구들과 독자들의 마음에 '가난한 노래의 씨'가 뿌려진 것은 그날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백마를 타고 온 초인'도 숨어 있을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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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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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평교사의 정년 퇴임식,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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