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는 해고, 노동조합 활동, 산재 관련 사건을 대리하거나 노동조합 활동 또는 기업의 인사경영자문을 한다
민주노총 서울남부 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 카페
지도교수의 조언과 달리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은 노무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자 기대보다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더 컸다고 한다.
"졸업하고 처음부터 공부를 시작한 게 아니라 일반 회사에 취직해서 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다니던 직장 때려치우고 이때 아니면 언제가나 싶어서 한 1년 정도 여행을 다녀왔죠. 그 뒤에 이제 맘 잡고 좀 살겠거니 했는데 덜컥 공부를 한다고 하니까 집에서는 걱정을 많이 하셨죠. 다행히 보통 남들 준비하는 시간만큼 공부해서 시험에 합격했어요. 사실 제가 공부를 잘한 편이 아니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험 직전에 책에서 본 내용이 시험 문제로 2개나 나오고, 운이 억세게 좋았던 거죠."그렇게 시작한 노무사 생활도 올해로 어느덧 9년째 접어들었다는 김성휘 노무사. 그는 이 노무법인에서 특별한 경험과 특별한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 노무법인이 만들어진 지 올해로 만 10년인데 저는 수습부터 시작해서 햇수로 9년째 줄곧 여기에서 일했어요. 노무법인의 특성상 돈 때문에 사람들이 이합집산해서 개업하고 동업을 하고 그러다, 결국 돈 때문에 싸워서 찢어지고 그런 일이 많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일하는 동안 단 한 차례 분쟁도 없었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뿐만 아니라 아내들, 아이들끼리도 잘 어울리고. 아마 이런 직장은 어디 가도 없을 것 같아요.제가 일하는 곳은 다른 노무법인과 달리 사용자 자문과 사건을 안 하고, 노동조합 자문과 노동자 사건만을 담당하는 곳이에요. 이런 데는 서울에 5~6군데 정도, 전국을 통틀어도 10개가 안 될 거예요. 저희 같은 노무사들이 모여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을 만들었는데 그 회원 130여 명과, 모임엔 없지만 노동조합에 있는 노무사들 등등 따져보면 총 160~170명 정도가 저희와 같은 삶을 사는 노무사들이죠. 전체 노무사가 3000명이 넘는다고 봤을 때 5%가 안 되는 것 같네요."
노동자 측 사건만 맡는 공인노무사노무사들 수입은 자문을 하는 사측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노무사 중에는 몇 십 억씩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반면에, 최저임금 수준으로 받는 노무사도 꽤 있다. 한번은 같은 사건에서 노동자를 대리한 김성휘 노무사의 노무법인과 사측 노무법인의 수임료가 100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실 저는 처음 노무사가 됐을 때 '사용자 측 사건은 안 하겠다', 그런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런데 여기에서 수습기간을 보내면서 많은 걸 보고 생각하게 되니 사용자 측을 대리하는 건 뭔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 싶어서 이렇게까지 왔죠. 아무래도 사용자 측 자문을 안 하다 보니 다른 노무법인에 비해 수익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도 근근이, 잘 살고 있습니다."김 노무사가 일하는 노무법인의 특성상 노동자(노동조합) 자문을 주로 하는 곳이다 보니, 인상 깊었던 사건도 보통의 노무법인들과는 다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