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잎 줄기가 5~7개 생기면 순치기를 해준다(오른쪽)
오창균
영양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작물마다 다른 특징을 보인다. 배추, 상추와 같은 잎 채소류는 새로 나오는 잎을 키우기 위해 오래된 잎은 양분 흡수를 서서히 줄인다. 뿌리에서 열매를 맺는 작물도 영양 성장의 정점에 이르면 잎은 시들어진다.
반대로, 여러해살이의 특징을 가진 과채류는 지속적으로 열매(씨앗)를 늘리고 키워가려는 본능이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열매를 맺으려면 계속해서 양분을 필요로 하고, 기후 조건도 맞아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열매도 부실하고, 튼실한 씨앗을 남기기 어렵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작물은 스스로 영양과 생식 성장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이 인위적으로 목적에 따라 간섭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양분은 분산돼 튼실한 열매와 씨앗을 얻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모체(母體)도 양분 부족으로 영양 장애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해져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씨앗이 발아돼 떡잎과 본잎으로 자라나고, 줄기가 만들어지면서 작물은 본격적으로 영양 성장을 촉진한다. 열매(씨앗)를 목적으로 하는 작물은 줄기마다 잎을 키우고, 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곁가지가 되는 곁순을 만들어 낸다.
이때, 목적에 따라 필요로 하는 곁순을 남겨두거나 필요치 않은 곁순은 제거해야 한다. 또한, 작물의 특징에 따라서 더 이상 새로운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거나,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성장 줄기를 잘라주는 '순치기'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곁순 제거나 성장 줄기를 잘라주는 일은 너무 빠르거나 늦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제 때 해야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영양 성장과 생식 성장을 알고 농사를 짓는것과, 모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고추와 콩 농사가 제대로 안 된 사례가 바로 그 경우에 해당된다.
필요에 따라 자르거나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