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상장2리 부녀회원들이 노인정에 둘러앉아 간식으로 먹을 찐빵을 만들고 있다.
김동근
73가구, 15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충남 예산군 고덕면 상장2리가 '맛있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웃끼리 더욱 돈독해지는 '정'은 덤이다.
상장2리노인회(회장 박종흥)는 농한기에 접어든 지난해 11월 말부터 점심식사를 나누고 있다. 매일같이 남녀 어르신들과 주민 50여명이 노인정에 둘러앉아 얼굴을 마주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끼니를 챙긴다. 많을 때는 60~70명씩 한 자리에 모이기도 한다.
상장2리노인회의 '점심나눔'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부녀회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가능했다. 출향인들까지 식비를 보태기 위해 십시일반 찬조를 해 500여만 원이나 모아졌다.
또 60대 중반~70대 중반의 젊은(?) 부녀회원 10여명이 매일같이 직접 장을 봐 음식을 장만하면서 밥상이 푸짐해졌다. 메뉴를 보면 갈비 등 육고기에서 회, 어죽 등 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쌀은 물론 고춧가루며 마늘이며 주민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 양념과 식재료를 집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어르신들이 '식도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상장2리노인회 신현구 총무는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오늘의 메뉴'를 알리는 '서비스'까지 제공해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
박종흥(77) 회장은 "주민들이 함께 모여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현구(65) 총무도 "주민들에게 매우 고맙다. 주민들이 모두 도움을 줘 가능한 일이다. 부녀회에도 고마운 표시를 해야 하는데 마음만 갖고 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만희(63) 이장은 "우리동네에서 생산한 우리농산물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먹고 나면 속이 편하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며 "단순히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누구네 집이 몸이 아파 병원에 갔다'는 등 이웃의 소식도 접하고 화합도 다지게 된다. 주민들의 우애가 깊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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